화웨이, 독자 OS 추정 '아크' 특허 신청…구글 넘을까

입력 2019-06-07 16:13
수정 2019-06-07 16:23
美 거래 제한 조치로 독자 OS 개발 속도
OS 개발보다 생태계 형성하는 게 관건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준비중인 운영체제(OS)로 추정되는 사진이 외신에 공개됐다. 미국의 제재로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를 쓸 수 없게된 화웨이가 '홀로서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말 독일 당국에 아크(ARK)라는 이름으로 새 OS 디자인 특허를 신청했다. 중국 모바일 매체인 '휴대전화중국'(手機中國)도 이날 해외 화웨이 전문 IT매체인 '화웨이센트럴'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중국 모바일 매체 휴대전화중국은 아크가 화웨이의 독자 OS인 '훙멍'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웨이는 상하이교통대와 공동으로 리눅스를 기반으로한 훙멍을 개발해왔다. 중국에서는 이미 훙멍의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다.

구글은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에 따라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기술지원과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가 90일간 거래 제한 조치를 유예했지만, 미국의 중국 제재가 장기화된다면 앞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구글의 지메일, 지도, 유튜브 등을 쓸 수 없게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올해 가을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독자 OS를 탑재할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이르면 올가을이나 늦어도 내년 봄엔 화웨이 자체 OS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도 미국의 제재 후 "미국 정치인들이 화웨이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독자 OS를 개발한다고 해도, 구글의 생태계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유럽, 동남아, 남미 등 화웨이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도 중국 언론에 "OS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어려운 것은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