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단독 국회 소집은 정치적 행위, 그런 것 좀 하지 말자"

입력 2019-06-07 10:50
수정 2019-06-07 11:03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을 뺀 국회 소집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7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개회’ 카드로 한국당의 복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단독 국회를 개의해봤자 비정상적 국회고 아무 의미도 없다”며 “하나의 정치적 행위인데 그런 것 좀 하지 말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참여)해도 한국당이 안 하면 본회의도 안 잡히고 아무 것도 안 된다”며 “(민주당이) 압박 수단으로 쓰자고 하는데 그 압박이 결과적으로 대화를 단절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정상화되면 혼자라도 하겠는데 의사일정 합의가 안 되면 결국 추경 처리도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힘을 발휘했던 여야 4당의 공조가 국회 개회를 두고선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 개회 시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명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처리에 앞장섰던 김관영 전 원내대표와는 달리 오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옛 한국당) 출신으로 한국당에 비교적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오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민주당 입장에선 여야 4당이 함께한다는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기 어려워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를 소집하면 범여권과 야권으로 나뉘어 정치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6월 국회를 개회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평화당·정의당과 한국당·바른미래당으로 대립 전선이 형성돼 대치가 심화될 수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단독 소집을 한다해도 국회 정상화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국회 단독 소집 뒤 정치적인 돌파법이 없다면 오히려 상황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선 ‘재적의원 4분의1 이상 집회 요구’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본회의는 집회 요구가 이뤄진 상황에서 ‘재적의원 5분의1 이상 출석’ 시에 개의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전체 의석의 42%에 해당하는 128석을 갖고 있어 헌법과 국회법 조건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 시정 연설과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등 본회의 상정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상임위에서 한국당 위원을 무시한 채 안건을 심사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번 예결위원장은 한국당 몫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