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중 무역갈등 적응기 맞은 국내 증시 "고배당·고환율株 주목"

입력 2019-06-07 10:42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적응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정책 대응으로 상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고배당 고환율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7일 오전 10시15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1.29포인트(0.06%) 내린 2067.8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0.79% 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오면서 증시가 상승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 대응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힘을 더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금리 수준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고, 금리 인하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미래 전망치)가 금리 인상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으로, 필요하다면 ECB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행동을 결정하고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부정적인 우발 상황의 경우 한동한 사용하지 않았던 수단을 포함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조 변화는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금리인하와 더불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6월말 G20 회의에서 미중 무역갈등 구도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높아진 시장 압박에 Fed는 7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라며 "이러한 정책 대응은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제한하는 한편,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하는 시간을 벌면서 신규투자도 유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정책 대응이 나오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혼란기에서 적응기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무역분쟁 불확실성의 대항마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 강세 복귀 시도를 이어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배당 고환율 수혜 종목에 투자 기회가 크다는 판단이다. 박희찬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2.8%에 근접했지만, 현재 전망치는 기준금리(1.75%)보다 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고배당 기업으로는 오렌지라이프 효성 쌍용양회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휴켐스 DGB금융지주 한전KPS BNK금융지주 한국토지신탁 KB금융 메리츠종금증권 JB금융지주 웅진코웨이를 꼽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1200원에 근접하면서 원화 약세가 충분하게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박희찬 연구원은 "2분기 평균 달러 환율은 1분기보다 50원 넘게 상승했고,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주요 수출업체들의 이익 방어 내지 개선에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여기에 해당되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만도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을 선정했다.

또 단기적으로 경기민감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완만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추세적인 상승재개를 기대하기엔 힘든 만큼 그동안 부진했지만 모멘텀이 있는 업종에 대한 단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조선업종을 비롯한 씨클리컬(경기민감주) 업종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