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와 관세 논의 아직 턱없이 미흡"

입력 2019-06-06 16:01
멕시코 신용등급 하향·페소화 급락…추가 협상 촉각


[ 선한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자 대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이다.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관세 인상 우려를 반영해 멕시코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아일랜드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멕시코와의 논의가 진전되긴 했지만 아직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며 “6일 추가 협상이 열리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0일부터 5%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 정부는 지난달 30일 중남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 행렬이 계속될 경우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5% 세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불법 이민이 이어지면 올 10월까지 관세를 매월 5%씩 올릴 계획이다.

멕시코는 이날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외무장관 등 멕시코 대표단을 워싱턴DC에 급파했다. 대표단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백악관에서 만나 고위급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도달하진 못했다. 에브라드르 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 관세 부과는 멕시코와 미국 양국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조만간 합의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멕시코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투자부적격(정크) 등급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미국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멕시코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멕시코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3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미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달러당 19.77페소로 전일 대비 1%가량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페소화 가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20페소 가까운 수준으로 내렸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