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인양 시작, 강 높이에 달렸다
크레인 사고지점 5.5㎞ 지점에 대기 중
높은 강 수위 탓…최소 30cm 더 낮아져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9일째인 6일(현지시간) 수중 선체를 들어올릴 대형 크레인이 사고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사고 지점 앞 다리들 아래를 통과하기엔 강 수위가 여전히 높은 탓이다.
헝가리 당국은 전날 선체 인양을 위해 동유럽 최대 규모의 수상 크레인 '클라크 아담' 이동을 멈추고, 침몰 지점에서 5.5㎞ 떨어진 선착장에 정박시켰다. 사고 지점으로 가려면 다뉴브강 교각인 아르파드 다리와 머르기트 다리 밑을 연이어 지나야하는데 아직 강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했다가 크레인과 교각이 충돌하는 2차 사고가 날 수 있다.
클라크 아담은 최대 높이 50.95m, 길이 48.95m의 대형 크레인이다. 최대 200톤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 헝가리가 보유한 수상 크레인 중 유일하게 허블레아니 호를 인양할 수 있는 장비다.
관건은 도나우 강물의 수위가 언제 내려가느냐다. 이에 따라 침몰 선체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시점과 인양 포인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두 다리 밑을 크레인이 원활하게 통과한다면 1시간 정도면 사고 지점에 도착할 수 있다. 다만 강의 수위가 현재보다 30㎝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면 인양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클라크 아담이 머르기트 다리 아래를 통과하려면 수면에서 다리까지의 높이가 4.5m 정도는 돼야 한다. 전날 밤 측정한 결과 4.2m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소 강물 높이가 30cm는 더 낮아져야 하는 셈이다.
선체 인양 시작 시점은 다뉴브강 수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헝가리 정부는 이르면 5일 인양을 시작해 9일까지는 마칠 계획이었다.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