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건설사 창립 때부터 시작
문학꿈나무, 문학재단 적극 지원
아파트단지에도 '컬처프로젝트'
[ 민경진 기자 ]
“어린 시절부터 틈틈이 책을 읽으며 가보지 못한 곳, 해보지 못한 경험을 대신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위기를 맞을 때면 책부터 집어든 것도 이런 기억 때문입니다.”
경남에서 실적을 쌓아 전국 규모의 주택건설업체로 성장한 라온건설의 손천수 회장(라온그룹 회장 겸직·67·사진)은 문학과 책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창립 초기부터 문학 꿈나무를 지원해왔고 올초에는 부산 이주홍문학재단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거칠고 힘든 건설현장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건설회사의 오너경영자가 문학애호가란 사실부터 눈길을 끈다.
전남 구례 시골 농가에서 자란 손 회장은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늘 책을 가까이했다. 20대에 건설업을 시작한 뒤에도 경영 기로에 설 때마다 책에서 답을 찾곤 했다. 손 회장은 “라온그룹이 어느 정도 외형을 갖추고 발전한 뒤로 지역사회 및 문화예술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온건설은 올초 이주홍문학재단과 문학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한 기부협약을 맺었다. 아동문학가 이주홍 작가의 업적을 기리는 이 재단은 2002년 이주홍문학관을 열고 문학축전, 아동문학상, 학생백일장 등을 주최하며 지역 문학계 발전을 이끌고 있다. 라온건설은 2022년 1월까지 매달 200만원씩 3년 동안 총 7200만원을 이 재단에 후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지원 규모를 더 늘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문학계 꿈나무 지원은 이보다 앞서 시작했다. 1986년 ‘서광’이라는 이름으로 경남 마산에서 건설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어왔다. 2014년부터는 경남청소년문학대상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17회 행사에서는 311편이 응모해 청소년 38명이 상을 받았다.
라온은 아파트 브랜드 ‘라온프라이빗’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파트 단지에 어린이 특화 프로그램 ‘아트컬처 프로젝트’를 1년간 전액 무상으로 지원한다. 아이들이 국내 유명 작가와 함께 예술 창작을 경험하고 인문학의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는 자리를 손 회장이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수원 영통 라온프라이빗, 진주 라온프라이빗에서 운영한 이 프로그램은 이달 서산 라온프라이빗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이름 ‘라온’은 ‘즐거움’을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로 ‘언제나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손 회장의 목표가 담겨 있다. 이 회사는 전국 각지에서 성공적인 분양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에서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