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역주행 사고, 3세 아들·결혼 앞둔 예비 신부 참변 [종합]

입력 2019-06-05 14:40
조현병 환자 역주행 사고 '참극'
고속도로서 3세 아들 태우고 역주행
결혼 앞둔 예비 신부 참변



조현병을 앓고 있던 40대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마주오던 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3세 어린이와 예비신부 등 3명이 숨졌다.

4일 오전 7시 34분께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km 지점에서 역주행하던 라보 화물차가 정주행하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화물차에 타고 있던 박모씨와 아들이 숨졌다. 승용차 운전자인 최모씨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최씨는 오는 22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차에서는 지인에게 나눠줄 것으로 보이는 청첩장이 대량 발견됐다. 최씨는 경남 밀양에 구해놓은 신혼집에서 자고 오전 일찍 출근하던 길에 이같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주행해 차를 몰던 박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양산에 거주 중인 박씨는 이날 새벽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의 아내는 이날 오전 7시 26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남편이 아들과 함께 사라졌다. 남편을 조현병을 앓았는데 최근 약을 끊어 위험하다"고 신고했다. 박씨는 올 들어 증세가 호전되자 3월부터 복용하던 약을 끊었으나 최근 증세가 다시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아내의 신고를 접수한 경남경찰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신호가 충남 공주에서 잡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충남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미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미 역주행하는 트럭이 있다는 신고를 받아 화물차를 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오전 3시 34분께 경부고속도로 경남 남양산IC로 진입해 오전 7시 15분께 당진∼대전고속도로 충남 예산 신양IC 인근까지 정상 운행했다. 그러나 7시 16분께 돌연 당진 방향으로 정상 운행하던 차를 반대로 돌려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고속도로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박씨의 화물차가 역주행하다가 정상 주행하던 포르테 승용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