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의 날' 은탑훈장 받은 안도호 코스틸 대표
아치형 강섬유 세계최초 개발한
중견 업체 코스틸 대표로 수상
철강人 20회 생일…현실은 엄혹
미래 기술개발에 전력 다할 것
[ 구은서 기자 ]
“올해로 ‘쇳밥’ 먹은 지 꼭 30년이 됩니다. 훈장을 받으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안도호 코스틸 대표(56·사진)는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철강협회가 연 ‘제20회 철의 날’ 기념식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철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로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이 처음 생산된 1973년 6월 9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2000년부터 기념행사를 열어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영남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안 대표는 1989년 중견 철강기업 코스틸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0년간 현장 경험을 쌓고 코스틸 솔루션데크사업본부 음성공장장 등을 거쳐 2016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토목과를 나와 철강업계로 진로를 잡은 데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며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철강업계에 몸담아온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산업부는 “코스틸이 신형상 강섬유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수출 증대에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섬유는 콘크리트가 쉽게 금 가지 않도록 투입하는 얇은 철선이다. 코스틸은 강도와 활용도를 높인 아치형 강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코스틸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콘크리트박람회(WOC) 등 해외 전시회에 아치형 강섬유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안 대표는 “이 상은 내 개인적으로 받았다기보다는 회사 전체가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철강의 날이 20회 생일을 맞은 기쁜 날이지만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틸은 노사 화합문화로도 유명하다. 2016년에는 충북 음성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안 대표는 “현장에서만 수십 년을 지내서인지 ‘함께 쇳밥 먹는 식구’들에겐 마음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코스틸의 베트남 현지법인 코스틸비나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사화합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 대표를 비롯해 정송묵 포스코 부장 등 29명이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 포상을 받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