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가상화폐 발행 나선 스위스 투자은행 UBS

입력 2019-06-04 14:07
수정 2019-06-04 14:09
CS, 바클레이 등 대형 은행 13곳 참여
"2020년 'UCS 코인' 선보일 것"


글로벌 투자은행 UBS를 주축으로 글로벌 은행 13곳이 가상화폐(암호화폐)인 ‘유틸리티 세틀먼트 코인(USC)’을 선보인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다른 글로벌 대형 은행들과 함께 연구한 자체 가상화폐 USC를 내년께 발행할 계획이다.

일명 ‘USC 프로젝트’엔 UBS를 비롯해 스페인 산탄데르,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영국 바클레이, 홍콩 HSBC, 독일 도이체방크, 뉴욕맬론은행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참여한다. 이 은행들은 2015년부터 ‘USC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결제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USC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거래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의 모든 참가자들이 절대 변경하거나 지울 수 없도록 원장에 대한 정보를 즉시 공유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국가 간 결제 등에서 비용을 줄이고 복잡한 과정도 단순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회사 프날리티(Fnality)의 롬람 대표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알 수 없었다”며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UBS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이더 재프리 UBS 투자은행 전략투자책임자는 “새로운 가상화폐 USC가 조만간 거래를 청산, 결제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기존 거래 시스템을 개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가상화폐는 미국 달러, 엔화, 유로 등 주요 국제 통화로 표시될 예정이다. 발행 초기엔 파생상품 거래 등 틈새 영역에서 사용한 뒤 차츰 거래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UBS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가상화폐 발행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간은 올초 월가 최초로 자체 가상화폐 ‘JPM코인’ 발행 계획을 내놨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디지털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제이 코인 페이(J-Coin Pay)’를 지난 3월 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아직 공식적인 발행 계획을 내놓진 않았지만 ‘써클(디지털 자산 플랫폼)’ ‘빗고(가상화폐 지갑)’ ‘빔(비트코인 결제 및 송금)’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