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규 고객에 보험료의 1% 포인트로 돌려준다

입력 2019-06-04 11:07
수정 2019-06-04 11:23
삼성화재가 신규 보험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제도를 신설했다.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위한 조치라고 보험업계에서는 풀이했다.

4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기존 애니핏 운동목표 달성 시 제공하는 포인트 외에 신규 보험가입 고객에게도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포인트 제도를 확대했다.

삼성화재 건강보험(월 보험료 5만 원 이상)에 가입한 만 19세 이상 피보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핏은 걷기, 달리기, 등산 등 평상시 운동을 기준으로 해 목표 달성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새로 도입된 삼성화재 포인트는 애니핏 운동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신규 보험가입과 올 6월부터 가입 후 3년간 계약을 유지하는 고객 중 우수고객에게 보상으로 제공된다. 적립된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포인트 적립 기준을 살펴보면 장기 또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최초 가입한 고객에게 2000포인트를 제공한다. 3년간의 신계약 유지기간 동안 월 납입보험료가 3만원 미만인 경우 총 4000포인트를, 월 납입보험료가 3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8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홈페이지를 통한 보험료 납입방법 자동이체로 변경 또는 계좌 변경시, 홈페이지를 통한 임시운전자특약 가입 시 100포인트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한 마케팅정보 활용 동의 고객에게는 1000포인트가 주어진다.

해당 기준을 바탕으로 월 3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보험을 3년간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108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1만1100포인트를 적립하게 된다. 포인트 적립률은 1% 수준이다.

이에 더해 장기보험을 3년 이상 유지한 고객 중 우수고객으로 선정되면 3000포인트가 추가 지급되고 애니핏 설치 후 매일 또는 매월 정해진 운동목표 달성 시 월 최대 5000포인트가 주어진다.

앞서 언급된 모든 포인트 적립 기준을 달성했다고 가정하면 3년간 18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고객은 총 19만41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 적립률은 10.8%에 달한다.

1포인트는 1원의 가치로 환산되며 적립한 포인트는 보험료 결제 또는 포인트몰 이용 시 사용 가능하다. 포인트몰에서는 카, 홈, 헬스, 키즈, 컬처, 모바일 쿠폰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전보다 더 다양한 혜택을 선택해서 누릴 수 있도록 포인트 제도를 신설했다"며 "조금이라도 더 자주 삼성화재를 체험하게 해줌으로써 고객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포인트 제도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이 주 목적이다. 고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면 그동안 쌓아 놓은 포인트가 아까워서라도 거래하던 곳을 바꾸지 않고 계속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손보업계 빅4 가운데 신규 보험가입 고객 대상 포인트 제도를 운영 중인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다만 현대해상은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하이헬스챌린지'에서 건강관리 미션 달성 시에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가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일환으로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화재의 원수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6년 25%에서 2017년 24.5%, 2018년 24%로 매년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보험업계가 포인트 제도를 적극 도입한 상황은 아니지만 삼성화재의 도입 성과를 보고 다른 보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