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맞짱 토론’을 시작했다. 여권과 야권의 대표 논객이자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두 사람은 그동안 유튜브 개별 방송을 진행해오다 처음으로 공동방송을 했다.
이날 공동방송은 유 이사장이 먼저 홍 전 대표에게 제안해 이뤄졌다. 다만 방송은 이날 오후 10시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통해 동시에 공개되기로 했지만 유튜브가 아닌 유 이사장의 팟빵 '알릴레오'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유 이사장은 방송 시작과 함께 홍 전 대표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오늘 방송을 보고)괜찮다 싶으면 열 번 (홍 전 대표의) 홍카콜라를 보고 한번은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를 봐달라"며 "홍카콜라 구독자분들 편식은 해로우니 주식이 있더라도 가끔 별식을 하면 좋다"고 인사를 건넸다.
홍 전 대표는 "유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는 알릴레오가 있지만 나는 다른 유튜브 채널은 본 적이 없다"며 "오로지 홍카콜라 채널을 통한 대국민 메시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지금 저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패전투수"라며 "불펜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 현장에 나가는 것이 멋쩍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 놓고 토론을 시작했다. 홍 전 대표는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건국의 아버지이고 박정희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을 가난에서 구하게 해준 사람"이라며 "공과를 논할 때 그걸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1960년대 초에 아시아의 두개의 큰 사건인 미얀마의 군사혁명과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쿠데타를 비교해봐야 한다"며 "하나는 국가 사회주의로 가고 하나는 자유민주주의로 갔는데 그에 따른 국가 경쟁력의 차이를 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저는 평생 자유를 위해 싸워온 사람"이라며 "두 분이 개인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인정하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박정희 정권 말기에 유신 있었고 이승만 정권 말기에 독재 있었다. 보수 진영에서 이걸 인정 안하는 사람이 어딨나"라며 "유 전 장관이 하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훈장처럼 평생을 울궈먹으려 하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유 이사장은 '껄껄' 소리를 내며 웃었다.
유 이사장은 날선 언어로 정치 대결을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과도한 감정적인 대결, 이걸 없애려면 내가 상대방을 공격할 때도 상대가 나를 공격해서 방어할 때도 과도하게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그런 아쉬움이 평소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홍 전 대표는 "유 장관도 야당할 때 아주 못된 소리 많이 했도 나도 야당할 때 못된 소리 많이 했다"며 "야당은 힘이 없어 한방에 찔리는 소리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언론인 출신인 변상욱 국민대 초빙교수 사회로 별도 원고 없이 10가지 주제로 자유토론을 했다. 공동방송의 이름 ‘홍카레오’는 유 이사장의 유튜브 계정 이름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홍 전 대표의 ‘TV홍카콜라’를 조합한 것이다.
세부 토론 주제는 유 이사장이 양극화, 뉴스메이크, 리더, 보수와 진보, 정치를 내놨고 홍 전 대표가 민생경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한반도 안보, 노동 개혁, 갈등과 분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이사장은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는 입장에서 재밌는 대화였다”며 “북핵, 남북관계, 안보 등에 대해 대화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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