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긋하게 솟은 그린에 양옆 벙커
돌풍까지 몰아쳐 최대 난제로
박성현·지은희 더블보기 기록
[ 김병근 기자 ] 31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오브찰스턴(파71·6535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대회 첫날 전반을 이븐파로 마무리한 박성현이 악명 높은 11번홀(파3)의 희생양이 됐다. 티샷이 감기면서 벙커에 빠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 러프에 잠겼다. 그린에 올린 후에도 2퍼트를 더했다. 결국 더블보기. 1라운드를 마친 박성현은 “11번홀은 다시 생각해도 아쉬운 홀”이라며 “답답한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188야드로 조성된 11번홀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로 꼽은 홀이다. 그린은 외딴 섬처럼 봉긋 솟아 있고 양 옆에는 깊고 넓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놀라운’이나 ‘상징적인’이라는 수식어도 자주 따라붙는다. 이 홀에서 지은희도 더블보기를 범하고 고진영, 이미향, 유소연은 모두 보기를 내줬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82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미국)가 이 홀에서 13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날 이 홀의 평균 타수는 3.4744로 기록돼 전체 18개홀 가운데 가장 어렵게 플레이됐다. 버디가 10개에 그친 반면 파 71개, 보기 66개, 더블보기 9개가 쏟아졌다.
변수는 당초 예상한 40도 안팎의 폭염이 아니었다. 돌풍에 가까운 바람이 11번홀 플레이를 더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다. 박성현은 “티샷하기 전 바람이 세게 불어 위축됐다”고 했다. 김세영도 1라운드가 끝난 뒤 “후반에 바람이 많이 불어 거리를 정확하게 맞추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세영은 3언더파 68타 공동 5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21명의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대회 첫날을 시작했다. 박인비와 ‘핫식스’ 이정은이 1언더파(공동 14위), 박성현과 유소현, 이미림, 김효주, 이미향은 이븐파(공동 2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고진영은 1오버파(공동 43위)를 기록했다. 히가 마미코(일본)가 6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