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 주식 대량 매수…'이수만 압박' 나선 큰손들

입력 2019-05-31 15:51
수정 2019-05-31 17:04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에스엠의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공개 주주서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관이 지분을 더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스엠은 31일 코스닥시장에서 550원(1.30%) 오른 4만2800원에 마감했다. 이틀새 13.68% 급등했다. 기관투자가가 이틀 연속 대량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 올렸다. 기관은 30~31일 에스엠 주식 2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연기금이 78억원어치, 자산운용사는 16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업계에선 기관의 에스엠 지분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지분이 19.0%에 불과한 이수만 에스엠 회장을 압박하고 경영개선에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 창업자 이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은 음악 자문 등을 이유로 에스엠으로부터 10년간 816억원을 받아갔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3대 주주 KB자산운용(지분 6.59%)은 이에 대한 소명과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준비하고 있다. 4대 주주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06%)도 여기에 협조하기로 했다. 최근 대량 매수로 기관들의 에스엠 지분율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스엠 측은 전날 공식발표를 통해 “주주가치 증대 방안을 내놓겠다”면서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법률적인 문제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이크기획과의 거래가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 7호에서 명시하고 있는 ‘부당한 자금·자산·인력의 지원 행위’에 해당하는지 의심해볼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부당지원 행위로 밝혀지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내릴 수 있다”며 “혐의가 명백하고 중대한 것으로 판단되면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