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이란 배후 증거, 다음주 중 유엔 안보리에 제출될 수도"
그간 "공격을 이란이 아니면 누가 했겠나" 주장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에서 일어난 ‘유조선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배후가 이란이라는 증거가 다음주 중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UAE 유조선 공격의 배후라는 증거가 이르면 다음주 중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간 수차례 UAE 영해 유조선 사보타주 등 최근 중동 일대에서 일어난 일련의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9일엔 UAE 아부다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은 이란이 수중지뢰를 쓴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아니라면 그런 공격을 누가 했겠나. 네팔에서 온 아무나(가 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 측은 이 발언에 대해 “웃기는 주장”이라며 공격 배후설을 일축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도 이전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역내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증거를 검토했든 안했든간에 이란이나 이란의 대리군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와 국제사회 일각에선 그간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는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지난 21일엔 미 행정부에 비공개 안보 브리핑을 받은 미 상·하원 의원 중 일부가 이란이 배후라는 증거가 없어 미 행정부의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루벤 가예고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근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된 것은 미국의 ‘자기실현적 예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에 대해 최근 미국이 중동에 군사력을 증원 배치한 결정도 타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위협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군사력) 배치 등 빠른 대응 조치가 (이란의 추가 도발에 대한) 억지책 역할을 했다는 조건부 주장 정도는 최소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