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들어 좀처럼 반등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던 2차전지주에 한줄기 빛이 들었다. 조정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악재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졌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셀을 만드는 LG화학(1.39%) 삼성SDI(4.91%), SK이노베이션(1.54%)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의 2차전지 소재주인 일진머티리얼즈(8.57%)와 코스닥의 포스코케미칼(0.94%), 솔브레인(0.99%), 상신이디피(4.72%) 등도 일제히 올랐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적으로 총 22곳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산업자원통상부 산하에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조사위)’를 만들고 화재원인을 분석 중이다.
이와 관련, 한 언론에서 조사위가 ESS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표를 다음달 초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해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ESS 관련된 불확실성을 2차전지 주가를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ESS 화재 조사 결과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올 경우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LG화학의 경우 1분기에 ESS 화재조사로 인해 충당금 800억원을 쌓으면서 총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2.2% 감소한 1188억원에 머물렀다.
ESS 화재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2차 전지 기업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작년보다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79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7150억원)보다 11.0%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20억원으로 작년(1063억원)보다 14.2%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조사결과가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조사위는 ESS 화재사고 조사결과를 확정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유가증권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반등의 ‘걸림돌’로 꼽힌다. 일진머티리얼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24.4배, 포스코케미칼은 19.7배에 달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