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CJ제일제당, 美 프리노바 인수 실패

입력 2019-05-29 17:00
"1.9조원 슈완스 인수로 인한 재무구조 부담에 과감한 베팅 못한듯"


≪이 기사는 05월29일(16: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최대 식품첨가물 기업인 프리노바 인수에 실패했다.

29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프리노바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뛰어들었지만 매각측으로부터 최종 탈락 통보를 받았다. 매각측이 기대한 최저 가격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및 사료 첨가제 제조가 주력인 바이오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월 프리노바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2017년 6조48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5조7909억원), 물류(7조5222억원)와 함께 CJ제일제당의 3대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다. 식품첨가제와 사료첨가제를 모두 생산한다. 경쟁업체 3~4곳과 함께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돼 최종 인수전을 준비해왔다.

프리노바는 1978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업한 식품첨가물 전문회사다. 제과제빵과 음료를 비롯해 제약, 건강보조식품, 애완동물 사료까지 식음료 전 영역에 들어가는 비타민, 인산염, 방부제, 화학조미료 등을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이 프리노바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북미와 유럽 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리노바가 세계 최대 식품첨가물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프랑스, 베네룩스 3국 등에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인수를 확정한 미국 냉동식품 업체인 슈완스와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됐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기업인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차례로 인수해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와 생산설비, 영업망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인수전에서 탈락하면서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들어가는 첨가물 업체까지 손에 넣으려던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역사상 두번째로 큰 인수합병(M&A)인 슈완스 인수 이후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되면서 CJ제일제당이 프리노바에 과감하게 베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5조510억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연결기준)은 지난해 9월 7조2404억원으로 43%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55.4%에서 169.8%로 높아졌다.

정영효/김보라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