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 플랫폼시티…용인 '100년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입력 2019-05-29 16:47
수정 2019-05-29 19:13
세계로 도약하는 인천·경기

2028년까지 120조 투자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市, 교통대책 등 행정력 집중
세계 최대 반도체 도시로 육성


[ 윤상연 기자 ]
경기 용인시가 동부의 처인구와 서부인 기흥구에 각각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를 건설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시는 이들 두 사업이 시의 100년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판단해 교통대책을 재정비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서울역에서 용인 구성역~원삼면까지 50분 내에 주파하는 수도권광역철도(GTX) A노선의 2023년 말 개통에 대비해 국지도 57호선(포곡~마평구간)을 국도 대체 우회도로로 활용하기로 하는 등 교통대책을 손질하고 있다. 현재 입찰공고 중인 GTX 용인역도 2024년 1월 준공이 예정돼 세부적인 교통대책이 필요해서다. 백군기 시장은 “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이들 두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0년간 120조 투입

시는 지난 3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유치에 성공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도시로 거듭날 토대를 마련했다.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는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부가 신청한 산업단지 추가 공급(특별물량) 요청안을 통과시켰다. 시는 이에 따라 클러스터가 들어설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독성리, 죽능리 일원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구역 내 행위제한 실시 등 주민의견 청취를 끝내고 내년 2월까지 국토부, 경기도 등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 규모에 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제조공장(팹) 4개를 건설하고 D램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1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12월 1차 준공한다. 먼저 4개의 팹 가운데 3000여 명이 근무하는 1개의 팹을 건설한다. 이후 2028년까지 3개의 팹이 연차적으로 준공되면 총 1만2000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여기에 지원부서 인력 3000명과 주변에 입주할 50여 개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 직원 8000여 명 등 총 2만3000여 명이 상주한다. 축구장 10개 크기의 반도체 팹 4개와 중소 협력사,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공간을 한 곳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천문학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시설 1개 건설 시 약 128조원의 생산유발, 47조원의 부가가치유발, 37만 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거주를 위한 자족도시도 건설할 예정이다.

시는 SK하이닉스의 청사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새로운 교통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마평~고당 구간 도로 확장과 함께 남동까지 연결된 국도 42호선 우회도로를 양지면 제일리까지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포천~세종 간 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 원삼 인터체인지(IC)에서 독성리에 이르는 지방도 318호선 확장도 경기도에 요청했다. 시에선 자체적으로 국도 17호선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보개원삼로 확장과 국도 42호선 대체 우회도로 연장 시 접속도로 신설 방안도 고려 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 5배 ‘용인플랫폼시티’

시는 지난 7일 경기도에서 ‘경기용인플랫폼시티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서부지역인 기흥구 보정·마북·신갈동 일원에 270만㎡ 규모의 플랫폼시티 조성을 위해서다.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총 5조원을 투입한다. 시의 100년 미래를 책임질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플랫폼시티 면적은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에 달한다. 플랫폼시티 조성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지와 약 23㎞ 거리에 있어 반도체 클러스터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다. 기존의 삼성전자 용인 기흥 반도체, 화성 반도체와 평택 고덕 반도체,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등과 연계해 용인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경기 남부권에 차세대 대한민국의 성장을 주도할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것이다.

플랫폼시티 조성지는 GTX 용인역과 분당선 구성역, 영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교통여건도 좋다. 주변에 녹십자, 일양약품 등 대형 제약사 본사와 제조·연구개발(R&D) 시설이 있고 인근 마북 연구단지(R&D)에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연구소 등 9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어 산업기반도 탄탄하다.

시는 플랫폼시티를 약 2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며 지식기반 첨단산업과 상업, 업무, 광역교통 및 환승 체계, 환경친화적 명품 주거단지가 함께하는 자족도시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플랫폼시티 조성사업으로 단지 조성 단계에 2만40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생기고 입주가 시작되는 2025년에는 상근종사자 수가 약 4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동부지역의 반도체 클러스터와 서부지역의 플랫폼시티가 조성되면 기존의 수지구와 광교권역, 시청의 행정타운으로 연결되는 관내 핵심 축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시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현재 3개 팀에서 운영하던 클러스터 전담 지원 조직을 오는 6월부터 1국 3과로 조직을 확대한다. 신속한 구축 지원을 위한 원스톱 인허가 처리를 위해서다.

용인=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