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과 손잡고 개발
자사 화장품 브랜드 '밀렌'
中 따샹그룹과 총판 계약
[ 김정은 기자 ] 2005년 미국 1위 향초 브랜드인 양키캔들 본사에 한 한국인 여성이 찾아갔다. “한국은 향초시장이 아직 없지만 새롭게 개척해 보겠습니다.” 임미숙 아로마무역 대표(사진)는 당시 해외 박람회에서 양키캔들을 처음 접한 후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다. 2년간의 설득 끝에 양키캔들 국내 독점 판권을 따냈다.
6만원짜리 고급 향초를 사는 사람이 많아지자 2012년 본격적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해 전국 매장 150개, 연간 87만 명이 방문하는 국내 1위 향초 프랜차이즈로 키웠다. 향초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자 ‘독자 브랜드’를 내건 화장품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인들 입소문 시트팩
임 대표는 최근 화장품으로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최근 중국 따샹(大商)그룹과 자사 화장품 브랜드 ‘밀렌’의 중국 총판 계약을 체결한 것. 따샹그룹은 중국 내 백화점과 슈퍼마켓 380여 개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00억위안(약 52조원)을 기록한 대형 유통업체다. 온라인몰 ‘티엔꼬우왕’에서 밀렌의 시트팩과 핸드크림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향후 백화점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아로마무역은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화장품과 손잡고 화장품 개발에 매달렸다. 시트팩 ‘130 무장팩’은 기존 팩보다 앰풀을 30%가량 더 넣고 고급 텐셀 시트를 사용해 얼굴에 잘 밀착된다. 포장지에 남은 앰풀액은 온몸에 발라도 될 만큼 충분한 양이라 중국인 사이에서 보디로션 대용으로 인기를 끈다고 한다.
온라인몰에서 반응이 좋아 제품군을 확장, 쿠션팩트 등 색조 화장품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과거 양키캔들 사업을 하기 전 보디용품 등 다양한 화장품 사업을 한 경험이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됐다”며 “중국에 늦게 뛰어든 만큼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가맹점 관리로 업계 1위
양키캔들 총판으로 시작한 아로마무역은 다양한 사업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생산설비를 갖추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미국 등 글로벌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프랑스 메종베르제와 국내 총판 계약을 맺고 ‘롤리타렘피카’ 컬렉션도 선보였다. 1898년 설립된 메종베르제는 전 세계 76개국에 7000개 매장을 보유한 램프 브랜드다. 아로마무역에서 자체 개발한 브랜드 ‘라프라비’도 반응이 괜찮다. 라프라비 디퓨저는 품질은 양키캔들에 못지않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아로마무역은 철저한 가맹점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외상없이 입금된 만큼만 제품을 공급하고, 주문 다음날 제품을 발송하는 거래관행을 정착시켰다. 가맹주들의 특별한 불만이 없다고 한다. 온라인 판매수익은 가맹점과 나눠 가진다. 연세대 미래대학원과 조향사과정 협약을 맺고 점주 교육도 한다. 주부 등 초보 창업자에게 부담 없는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로마무역은 임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회사다.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 충주에 1만7190㎡ 규모의 물류센터 및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임 대표는 업계에서 소문난 ‘등산 마니아’이기도 하다. 얼마 전엔 친한 프랜차이즈 대표들과 네팔 안나푸르나 등반을 다녀왔다. 그는 “국내 향기산업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