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문 헤지펀드 '명성'…'신짜오 1호' 3년 수익률 18%

입력 2019-05-28 15:47
재도약하는 자산운용사

2016년 사모펀드 운용사 전환
출시한 첫 펀드 '인기몰이'


[ 이호기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사랑’이 뜨겁다. 올 들어 국내 베트남펀드에 순유입된 자금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 전문 헤지펀드 운용사 피데스자산운용의 대표 펀드 ‘신짜오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1호’ 역시 최근 설정액 9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900억원 넘어선 ‘신짜오 1호’

신짜오 1호는 피데스가 2016년 1월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직후 야심차게 출시한 첫 펀드다. 신짜오는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베트남어다. 당시 100억원으로 출발한 펀드 설정액 규모는 지난 22일 900억원을 돌파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급락했던 지난해(-5.42%)를 제외하면 손실을 낸 적이 없다. 올초 878.22였던 베트남 VN지수가 24일 970.03으로 반등하면서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2.43%로 회복했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18.12%다.

베트남 현지 운용팀과 국내 운용팀 간 ‘찰떡궁합’이 안정적 수익 창출의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신짜오 1호는 저평가된 베트남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성장이 정체된 동종 기업의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을 쓴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다.

피데스는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2007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신설하면서 직원 8명 가운데 6명을 베트남인으로 채웠다. 베트남인 직원 6명 가운데 3명은 현지 금융업계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호찌민 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차별화된 시장 분석과 종목 발굴 등을 통해 변동성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펀드 설정 후 올해 4월 말까지 연환산 변동성 4.87%, 샤프지수 0.47% 등으로 채권형 펀드에 준하는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짜오 1호의 최저 가입금액은 3억원이다. 총보수는 매년 선취하는 A클래스 기준으로 1.58%(판매보수 0.5%, 운용보수 1% 포함)다. 펀드 가입 시에만 떼는 판매수수료는 1%다. C클래스는 선취하지 않는 대신 총보수가 2.08%로 더 비싸다.

성과보수는 하이워터마크(HWM) 방식으로 초과수익의 10%다. HWM은 환매 시 과거 펀드 가입기간 중 가장 높았던 수익률을 넘어설 때만 초과수익의 일부를 운용사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 후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내도록 했다.

“고배당주 펀드도 눈여겨봐야”

피데스가 2017년 6월 선보인 ‘베트남고배당롱텀밸류1호’는 베트남에서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이 높은 중소형주 위주로 편입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22일 기준 설정액은 45억원이다.

송상종 피데스운용 사장은 “베트남은 MSCI 프런티어마켓지수에 편입돼 있어 외국인 액티브 투자자와 인덱스펀드 투자가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대형주에만 쏠려 있다”며 “이들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데 비해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시가배당률(배당금/배당기준일 주가)이 10%가 넘는데도 꾸준히 성장하는 종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피데스의 배당주 선정 기준은 △시장 평균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대형주 △시장 평균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중소형주 △국채금리 이상의 배당수익률(배당금/현재 주가)이 기대되는 종목 △역사적 관점에서 배당수익률이 최고 수준에 근접한 종목 등이다.

베트남 고배당 롱텀밸류 1호를 판매하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로 총보수나 판매수수료, 환매수수료 등은 신짜오 1호와 거의 동일하다. 최저 가입금액은 1억원이며 환매수수료는 가입 후 180일 이내 환매 시 부과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