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6개월 만에 악화됐다. 경기지표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경기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고, 환율 상승과 함께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결과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9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3.7포인트 떨어진 97.9를 기록했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다. 기준치인 100 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CCSI는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95.7까지 떨어진 후 5개월 연속 올라 지난달 101.6을 기록, 100을 웃돌았지만 이달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낙폭은 지난해 7월(4.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경기지표 부진,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환율 상승 여파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며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는 해석이다.
CCSI를 구성하는 세부 6개 구성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 심리지수(CSI)와 향후경기전망 CSI가 전월보다 각각 5포인트, 6포인트 하락한 69와 75를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CSI(91)와 생활형편전망CSI(92)는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 CSI(97)는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CSI(109)는 1포인트 내렸지만 100을 웃돌았다.
또한 주택가격전망 CSI(93)는 6포인트 뛰었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상승,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회복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취업기회전망 CSI(80)는 경기인식과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3포인트 내렸다. 반면 물가수준전망 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14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휘발유 및 경유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이 오른 결과다.
한은은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0.1%포인트 오른 2.3%, 2.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