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자랑스럽다"…문 대통령·이 총리, '기생충' 황금종려상 '축전' [종합]

입력 2019-05-27 10:53
수정 2019-06-21 00:30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역사상 첫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영화 '기생충'이었다.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를린,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처음이다.

칸 영화제 본상 수상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9년 만이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호명 후 무대에 올라 "영화감독을 꿈꾸던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됐다"며 감격했고 "'기생충'이란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아티스트,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며 자리를 양보했다.

송강호는 "인대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 직후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봉 감독은 "수상 당시 강호 형님이 나를 꽉 껴안았다. 육체적 흔들임이 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기생충'은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라며 "감독 혼자 하는 것이 아닌데 송강호 선배처럼 위대한 배우들 덕에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영광이 순간 함께하는 것에 대해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20년 가까이 봉준호 감독과 작업을 하면서 배우로서 정말 행복했다. 이런 훌륭한 감독과 작업한다는 것은 배우 입장에서 행운을 넘어 큰 복을 받은 느낌"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게 된 '기생충'에 대해 봉 감독은 "무겁고 정치적인 주제를 심각하게 2시간 동안 이야기 하는 영화도 존중한다. 저는 그렇게는 못한다. 유머와 코미디 속에 그런 것이 섞여 있는 것이 좋다. 관객이 터트리는 웃음 속 날카로운 비수가 숨어있는 느낌, 그런게 제가 좋아하는 방식이다"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영화 '괴물'로 감독 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에 발을 디뎠다. 이후 '도쿄!'(2008), '마더'(2009)가 '주목할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됐고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로 경쟁 부분에 처음 진출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으로 두 번째로 경쟁부분에 진출, 황금종려상을 받게 됐다.

칸은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이어 올해 봉 감독의 '기생충'에 황금종령상을 안기면서 2년 연속 아시아 영화에 최고상을 줬다.


봉 감독의 수상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 또한 빨리 영화를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생충이 지난 1년 제작된 모든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며 "매우 영예로운 일"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 "무엇보다 열두살 시절부터 꿔온 꿈을 차곡차곡 쌓아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선 '봉준호'라는 이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출발해 그 일상의 역동성과 소중함을 보여준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삶에서 찾은 이야기들이 참 대단하다. 이번 영화 기생충도 너무 궁금하고 빨리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영화인 여러분의 역량과 노고에 감사하다"며 "한국 영화 최고의 영예"라며 축하의 글을 남겼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 가족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가족들의 기대를 받으며 박사장(이선균 분)의 집 과외 선생으로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칸 영화제 상영 이후 전 세계 언론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이에 '기생충'은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 됐다. 이는 종전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인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176개국을 넘어선 수치다.

봉준호 감독, 송강호 등 출연진은 오늘(27일) 한국에 귀국해 오는 28일 열리는 언론시사회, 29일부터 진행되는 인터뷰 등 홍보 일정에 참가할 예정이다. 영화는 오는 30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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