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방위 압박 하는 미국
오사카 G20회의 3국 정상 만나
'인도·태평양 구상' 협력 구체화
中 일대일로 정책 봉쇄 추진
日 경제인부터 만난 트럼프
[ 김동욱/주용석 기자 ]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일본, 인도와 손을 잡고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며 대내외적으로 동맹국 일본과의 결속을 과시한 데 이어 다음달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일·인도 3국 정상회의를 하기로 하는 등 ‘3각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다음달 3국 정상회의에선 대(對)중국 견제 정책인 ‘인도·태평양 구상’ 협력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美, 日·인도와 ‘3각 협력’ 그림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까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직전 모디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총선 압승과 재집권을 축하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국과 인도, 일본의 3국 정상은 다음달 말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3자 회담을 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유된 비전을 추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첫 3국 정상회의를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7일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협력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미국과 일본, 인도 등이 손을 잡으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의 해양 진출 구상을 사실상 좌초시킬 수 있다는 것이 서방 국가들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무역 문제’가 최우선 관심사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도착해 첫 일정을 일본 경제인들과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정책의 최우선 관심사가 무역문제라는 점을 강조해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끝마쳐질 일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중국 경고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25일 오후 일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쿄 주일미대사관에서 일본 기업인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미·일 무역문제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5세대(5G) 통신장비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중국 화웨이와 결별을 선택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필두로 일본 기업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자동차 사장 등 대미 무역문제 주요 타깃인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오랫동안 (미국과의 무역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양국 간 무역이) 좀 더 공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해 일본 측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기업인들에게 대미 투자 확대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일본 기업인들이 미국에 투자해 놀라운 기회를 잡는 데 합류한다면 엄청난 보상을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무역협상의 많은 부분은 일본의 7월 선거 이후까지 기다릴 것이다. 거기서 큰 숫자를 기대한다”며 무역협상 타결을 한동안 유예할 것임을 시사했다.
도쿄=김동욱/워싱턴=주용석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