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주변에선 '텍사스 웨지'…웨지 대신 '퍼터'로 굴리세요"

입력 2019-05-26 17:52
투어프로 리얼레슨 - 안신애

홀에 공을 넣는 게 목적이 아닌
홀 가까이 붙이는 '어프로치 퍼트'


[ 조희찬 기자 ] “퍼터를 들까, 웨지를 들까.”

주말 골퍼가 18홀 필드 나들이에서 최소 10번은 떠올리는 생각이다. 그린 주변에 공을 보냈을 때 그렇다. 웨지를 들자니 홀 주변에 보낼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퍼터를 쓰자니 공의 길에 있는 러프나 프린지가 거슬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퀸’ 안신애는 이럴 때마다 “‘골프는 탄도가 낮을수록 좋다’는 옛 격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웨지를 치면 공이 뜨고 퍼터는 공을 구르게 한다. 웬만해선 퍼터를 사용하라는 뜻이다. 그린 밖에서 하는 퍼팅, 이른바 ‘텍사스 웨지’다.

건조한 기후의 미국 텍사스주 지역 골프장은 그린 주변에 잔디가 거의 없고 땅이 딱딱한 경우가 많다. 뒤땅이나 토핑 등 웨지샷 실수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퍼터를 사용했고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텍사스 출신의 벤 호건이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신애도 경기 전 연습 그린 주위 프린지나 러프에 공을 놓고 퍼트 연습을 한다.

안신애는 “프로들은 공이 러프나 프린지 위를 구를 때 잔디와 접촉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수’를 없애기 위해 핀과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띄우기도 한다. 하지만 연습량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는 웨지샷을 정확하게 원하는 지점에 떨구기 어려워 띄우는 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길이가 긴 러프가 앞에 있지 않다면 웬만해선 퍼팅 적중률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웨지샷처럼 공을 넣는다는 생각보단 홀 주변에 보낸다는 생각으로 욕심없이 퍼팅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는 게 안신애의 조언이다.

“텍사스 웨지는 홀에 공을 넣는 것이 아니라 홀 주변에 놓는 게 목적인 ‘어프로치 샷’입니다. 공을 넣으려다 보면 힘 조절에 실패해 공이 목표 지점을 훨씬 지나칠 수 있어요. 경기 전 연습을 통해 러프나 프린지에서 공이 구를 때 얼마나 감속하는지 파악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