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 - 박완필 파트너
미·중 무역전쟁은 일본 오사카에서 6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타협에 도달할 가능성이 일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양국이 최강의 상태로 격돌 중이다.
기업에 대한 노골적 지원을 중단하라는 미국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중국의 입장이 완전히 타협점을 찾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다.
한국의 수출지표는 아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 여파로 수출 중심 대형주가 2분기에 반등할지 자신할 수 없는 흐름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할 때까지는 코스피 대형주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왜 다투는가. 미래 핵심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과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중국은 자본주의를 도입했지만, 공산주의적 패권 사고가 지배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 제조 2025’ 전략과 산업보조금에 대한 전 세계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중국과 반(反)중국 세력 간 갈등이 가시화됐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주요국 정보기술(IT) 기업의 거래 중지가 잇따르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영역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5G 분야에서 주도권 다툼을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지만, 한국은 적절한 위치에서 실리를 취할 수 있는 호기이다. IT 분야에서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는 좋은 전기가 될 수도 있다.
‘4+5의 융·복합 혁명’은 ‘4차 산업혁명은 5G 인프라가 제대로 깔릴 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의미다. 5G의 본격 도입을 맞아 4차 산업혁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디지털과 융합해 나타나는 새로운 성장동력은 미·중 무역전쟁 이후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매력이 커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이 전 세계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을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어들거나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도 수급 측면에선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 및 IT 강국이다. 수출은 곧 바닥을 찍고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본다. 무역전쟁도 궁극적으로는 양국이 일부라도 타협해나갈 것이란 생각이다. IT 강국답게 국내 증시엔 IT업종 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알짜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IT 중심의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할 시점이다. 원화 약세,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는 지수가 불안해 보이더라도 베팅해볼 만한 전략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의 점유율 확대 수혜주, 통신장비 및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육성전략 수혜주들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파트론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등의 판매 호조로 카메라 모듈 사업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에도 멀티 카메라를 적용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에 힘입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렸다.
2분기에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애플, 화웨이 등의 경쟁자들이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사이 삼성전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파트론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문인식 사업의 매출 증가도 전망된다. 올해에는 일부 휴대폰 모델에만 지문인식 기능이 들어가지만, 내년에는 5G폰 상당수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중·장기 성장 추세가 주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주가가 이미 많이 상승한 만큼 조정받을 때마다 투자 비중을 늘리는 분할매수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