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 부차관보, 세미나서 밝혀
"북핵 위협, 통합방위 차원 논의"
[ 주용석 기자 ] 미국 군당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해상 순항미사일을 한반도 전술핵 대안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판타 미 국방부 핵문제 담당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안보 세미나에서 ‘북한 핵 보유에 따른 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판타 부차관보는 이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해상 순항미사일을 북한 핵에 대한 역내 억지 수단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우리가 해상 순항미사일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핵무기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상 순항미사일만으로 핵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상 순항미사일의 최대 장점은 상대가 자신의 해안에 미사일이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전술핵은 국지전에서 군사 목표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한 소형 핵무기다. 6·25전쟁 직후인 1958년 주한미군에 200발 안팎이 배치됐지만 1991년 한반도에서 전술핵무기를 전면 철수했다.
판타 부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논의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자 “미국이 더 확증적·확장적인 억지력을 제공하면 세상의 (핵)확산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동맹국들(의 핵무장)이 아니라 (핵)기술의 확산 그 자체”라며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아시아권 전반의 연쇄적 핵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 국방부는 북핵 위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매주 한 차례 회의를 열고 공격과 방어의 양 측면을 포괄하는 ‘통합 방위’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은 핵 억지력과 미사일 방어체계 모두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 같은 통합 방위체계 역량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고, 일부는 실험 단계를 넘어 아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