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한 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위촉한 외부평가위원들은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2박 3일간 심사를 실시한다.
금융당국은 2015년 첫 심사와 같이 외부평가위원들을 비공개 장소에서 2박3일간 합숙시키면서 심사하기로 했다. 외부평가위원들의 인적사항과 규모, 합숙 장소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심사를 마치는 즉시 금융위원회가 26일 임시회의를 열어 의결·발표할 예정이다.
외부평가위원들은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기본 자료와 금감원의 사전심사 결과, 이튿날 진행될 두 업체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토대로 채점한다.
사업계획의 혁신성(350점) 배점이 가장 크고 안정성(200점)·포용성(150점)과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인력 및 영업시설 등 물적기반(100점) 순으로 총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이 주축이 된 다우키움그룹과 KEB하나은행, SK텔레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롯데멤버스 등 28개사가 참여했다. 키움증권 모회사인 다우기술을 통한 정보기술(IT) 혁신성을 기반으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금융·통신 노하우를 접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혁신기업을 필두로 금융, 통신,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리딩기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량을 자신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탄탄하게 받쳐주는 주주구성상 키움뱅크가 최대 2장의 티켓 중 한 장을 가져갈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 안정성(200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간편송금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로 지분 60.8%를 보유한다. 한화투자증권(9.9%), 해외 벤처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9%)와 굿워터캐피탈(9%), 리빗캐피탈(1.3%)과 함께 한국전자인증(4%), 베스핀글로벌(4%), 무신사(2%)가 참여했다. 토스뱅크는 당초 연합군이던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이 빠져나가면서 막판에 한화투자증권과 해외 벤처투자사(VC) 3곳의 손을 잡게 됐다. 다만 컨소시엄 구성안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재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보유가능한도가 34%에 불과한 '비금융주력자' 지위를 '금융주력자'로 금융당국이 인정해줘야 한다. 토스뱅크는 중신용자를 비롯한 금융소외계층 등 틈새 고객을 겨냥한 챌린저뱅크 모델을 표방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혁신성(350점)과 포용성(150점) 등의 장점을 강조할 전망이지만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과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등에서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금융자본 인정(대주주 적격성) 여부 등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남아있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에 대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금융주력자(금융자본) 발언을 청신호로 풀이하는 의견도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을 따라야 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토스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위는 올해 최대 2개까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줄 계획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인가를 받거나, 둘 중 한 곳은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신규 인터넷은행의 공식 출범 시기는 본인가 일정 등에 비춰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