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보험연도대상
보험사들, 최대 행사 연도대상 시상식 마무리
보험왕 비결은 고객과 끊임없이 만나며 쌓은 '신뢰'
자신 낮추고 상대방 배려하는 마음 통해
[ 임현우 기자 ]
보험사들의 최대 연례행사인 연도대상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해마다 최상위 실적을 올린 우수 설계사들을 선정해 열리는 이 행사는 설계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보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올해 주요 보험사별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정상을 차지한 설계사들은 ‘신뢰’와 ‘성실’로 중무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번 팔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쌓아 올린 신뢰가 이들의 최대 자산이다.
“열심히 땀 흘리고, 진심을 다하면 통한다”
농협생명의 농축협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윤순복 강원 동해농협 천곡지점장은 ‘무슨 일이든 땀 흘린 만큼 결실을 맺는다’는 믿음이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을 왕(王)으로 모시기보다 친구와 가족처럼 수평적인 관계로 생각하고 진심을 다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나의 오랜 지인이라면 어떤 상품을 권할지, 어떤 보장을 강조할지 매일 꼼꼼히 고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대상을 받을 때 그의 직급은 팀장이었지만, 올해는 동해농협 천곡지점을 책임지는 지점장이 됐다.
KB손해보험의 골드멤버 시상식에서 설계사부문 매출대상을 받은 이정심 씨는 직접 재배한 감귤을 손수 포장해 고객에게 보낸다. 이렇게 보낸 감귤이 작년에만 500상자를 넘었다. 그는 “진심을 다해 가족처럼 고객을 대하고 지금껏 묵묵히 걸어온 것이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가 유치한 보험의 13회차 계약유지율은 ‘100%’. 그를 통해 계약한 고객들은 1년이 지난 뒤 단 한 명도 해약하지 않고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보험왕에 오른 정옥생 동부산지역단 동래지점 설계사는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영업인의 기본”이라고 했다. 올해 이순(耳順)을 맞은 그는 “생각한 대로 행동하니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신뢰를 쌓으며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판매왕으로 뽑힌 천안사업단 장순기 PA(Prime Agent) 역시 성실한 영업 활동으로 3년 연속 판매왕 자리를 지킨 사례다.
“공부 또 공부… 전문성 높여야 살아남아”
영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보험시장에서 ‘설계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지난해 기준 17만7634명으로 3년 전(20만6177명)보다 3만 명 가까이 줄었다. 보험 영업에서 독립법인대리점(GA)과 온라인, 모바일 등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보험 설계 기술도 속속 도입을 앞두고 있어 전통적인 설계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정상을 차지한 ‘보험왕’들은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 여왕상을 거머쥔 강희정 명예상무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까다로운 고액자산가들의 눈높이에 맞춘 법인 컨설팅에 강하다. 고객의 재무설계를 돕기 위해 절세, 상속, 노무 등의 지식을 갈고닦아온 점이 뛰어난 성과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메리츠화재 보험왕에 오른 한은영 호남탑2본부 설계사는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시시각각 변하는 보험 상품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며 “공부하지 않는 설계사는 인간관계나 친분에 의해 계약을 부탁하는 데 매달리게 된다”고 꼬집었다. 고연령층 고객이 많은 전남 여수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용어로 설명하려면 학습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도 상품 개발·디지털 혁신 강화해야”
보험사들도 설계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젊은 신입 설계사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경력단절여성 등의 고용을 늘리고 있다. 연도대상 시상식 역시 ‘성과지상주의’를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설계사들이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 지식 강연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는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설계사들은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보험사들은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개발하고 디지털 혁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