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치인 7조7000억원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최근 낙찰의향서를 접수한 이라크 프로젝트를 포함해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주가에도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바스라 오일컴퍼니가 발주한 이라크 유정물 공급시설 낙찰 의향서(LOI)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바스라 지역 유전지대의 해수처리 및 송수 설비를 건설하는 공사로 시공사는 현대건설 단독이다. 총 수주 규모는 25억달러(2조9000억원)에 달한다. 늦더라도 3분기 전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기간은 49개월로 연내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하반기 현대건설의 수주 목표 현장으로 언급된 후 약 10개월 만에 성과로 이어졌다. 연평균 약 7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입찰 경쟁률이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또한 양호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은 2015년 3조6000억원, 2016년 3조6000억원, 2017년 2조4000억원, 2018년 2조4000억원 등 3조원 내외에 머물러 있었다. 부진한 해외 수주로 해외 매출도 2015년 6조5000억원에서 2018년 3조6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예상치를 2018년 해외 수주의 3배 규모인 7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대기 중인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초과 달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수주 가시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사우드 마르잔 가스처리 12번 패키지(13억달러)다. 최저가로 입찰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상반기 수주 확정이 예상된다. 알제리 정부와 협의한 5개 복합화력발전소 수의계약 중 첫번째 발전소(7억달러)도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이라크 파이프라인 공사, 사이두 마르잔 6번 패키지(14억달러) 수주 가능성 등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한다면 내년 이후 해외 매출이 회복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으로 국내 실적 또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 경우 2023년까지 현대건설의 실적은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증권사들이 현대건설을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꼽는 것도 이런 이유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대형 수주에 목말랐던 현대건설에 이번 대형 프로젝트의 낙찰의향서 접수는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주가는 해외 수주 초과 달성 가능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월 말 북미회담 결렬 이후 남북경협 모멘텀(상승동력) 소멸, 해외 수주 부재로 주가가 부진했으나 2분기를 기점으로 한 해외 수주 구체화는 주가 상승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