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한일홀딩스 측과
계약 유효기간 3개월 연장 합의
대주주 적격성 통과 여부가 관건
[ 이상은/이호기 기자 ] 이성락 전 신한생명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고든앤파트너스가 칸서스자산운용을 인수한다.
고든앤파트너스는 22일 칸서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한일홀딩스 측과 주식매매 계약 유효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이날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칸서스자산운용이 자본부족을 이유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지 1주일 만이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의 지주회사다.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은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2004년 칸서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종전에도 고든과 칸서스 간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상태였는데, 기존 계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돼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쪽은 칸서스자산운용의 자구계획안 제출 기일인 내달 28일 전에 인수를 어느 정도 확정짓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한일홀딩스 및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51.4% 지분이다. 김영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10.7%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주 및 신주 인수금액은 모두 합해 250억원 수준이다.
이 대표는 “고든앤파트너스가 직접 회사를 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조성하는 펀드를 통해 인수하는 만큼 펀드 투자자(LP)들이 자산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판단하는 금융감독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잘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주께 심사를 신청해 통과하면 인수를 확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조원이 넘는 수탁액을 갖고 있는 칸서스자산운용은 액티브주식형펀드와 대체투자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 71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을 내는 등 꾸준히 이익을 내는 회사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자본 규모가 감독당국 기준에 미치지 못해 경고를 받아왔다. 2017년에는 허 명예회장과 김 대표가 함께 60억원을 증자해 위기를 넘겼으나 작년에는 고든파트너스와의 매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소송 관련 비용으로 84억원을 일시에 물어내면서 자본금이 급격히 감소했다. 감독당국은 지난 2년간 경영개선 명령을 유예했지만, 지난 15일 더 유예할 수 없다며 개선 명령을 내리고 내달 28일까지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고든앤파트너스가 칸서스자산운용을 인수하게 되면 이 회사의 재무상황은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존 투자손실 및 소송 패소에 대비한 충당금을 460억원 규모로 쌓아놓고 있어 추가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상은/이호기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