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코카서스·남아공
남들처럼? 남다르게 떠난다!
가심비 여행상품 뜬다
[ 박종필 기자 ] 쿠바, 멕시코, 코카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TV 홈쇼핑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해외여행 패키지에 새롭게 등장한 국가들이다. 그동안 단체여행객이 잘 찾지 않던 중동·중남미·중앙아시아 등의 여행지들이 홈쇼핑 프로그램에 새롭게 등장했다.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상품도 늘었다. 거리가 멀고 가격이 비싸도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 여행, 1년 새 편성 순위 바꿔
GS홈쇼핑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돼 관심을 모은 여행지들을 발 빠르게 포함시켰다. 중남미 상품을 늘리며 쿠바 멕시코 패키지를 새롭게 추가했다. 종편 프로그램 ‘트래블러’를 통해 배우 류준열·이제훈 등이 쿠바 전역을 배낭 여행하는 장면이 소개되자 관심이 높아졌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이슬란드도 북유럽 상품에 추가하고, ‘스페인 하숙’이 인기를 끌자 스페인 여행 상품 방송도 늘려 편성했다.
CJ오쇼핑은 중동 지역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작년 5월 1일부터 21일까지는 중동 여행상품을 2회 편성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7회로 늘렸다. 여행 인프라가 부족하고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요르단과 터키 등이다. 개별 여행으로 갈 때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5월 패키지 여행상품 방송 13회 중 서유럽 상품을 3회 소개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21일까지 서유럽 방송은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일본에서 인기 여행지로 뜨고 있는 도야마현 알펜루트, 홋카이도 등을 집중 소개했다. 여름철 기후가 한국보다 선선한 지역이다.
이 밖에 각 홈쇼핑사들은 작년에 패키지 상품이 없었던 캐나다(CJ오쇼핑), 대만(현대홈쇼핑), 코카서스·아프리카(GS홈쇼핑) 등을 새롭게 여행상품으로 추가했다.
“비싸도 좋아” 질 좋은 여행 선호
항공요금과 현지 물가가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북유럽 등 장거리 상품도 300만~500만원대 고가임에도 방송을 많이 탔다. 시간적 여유와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이 새로운 여행 소비층으로 떠오르자 이들을 겨냥한 제품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대량으로 구매해 이코노미석과의 가격 차이를 100여만원 이내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GS홈쇼핑이 방송한 북유럽 4개국 비즈니스석 상품은 가격이 500만원 전후였다. 고가였지만 상담 예약이 1600건에 달했다. 남미 4개국을 도는 패키지를 740만원대에 팔았음에도 상담 건수는 1100건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은 지난달 서유럽 3개국을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석으로 여행하는 상품을 팔았다. 최저가가 400여만원이었음에도 107억원의 매출(자동주문 및 상담을 통한 결제 합산)을 올렸다. CJ오쇼핑은 오는 26일 미국 서부 지역을 비즈니스 항공권으로 여행하는 상품을 방송한다.
김동원 롯데홈쇼핑 금융여행팀장은 “시간적 여유와 경제력을 갖춘 중장년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중남미 등 이색 지역 상품을 홈쇼핑을 통해 더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생한 영상’이 홈쇼핑의 경쟁력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롯데·현대홈쇼핑은 방송 횟수를 늘렸다. 지난해 5월 두 홈쇼핑사의 여행상품 방송 횟수는 21회였지만 올해는 28회로 늘었다. 또 다른 특징은 베트남 상품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다녀온 데다 관광 정보가 충분해 개별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홈쇼핑 패키지 상품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 화면으로 여행지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해외 각 나라 관광청에서도 자국 홍보효과가 있어 한국 홈쇼핑에 소개되는 것을 반긴다”며 “같은 여행상품도 홈쇼핑에서 팔면 혜택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