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긴 유전자 찾고
유전자 가위 운반 기술 보유
난치 질환 근본 치료 가능
[ 이지현 기자 ]
“최근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편집 치료는 세 가지 기술이 핵심입니다. 문제가 생긴 유전자를 정밀하게 잘 자르는 유전자 가위, 문제가 생긴 부위를 잘 인식하는 가이드RNA(리보핵산), 문제가 된 부위까지 이들을 운반하는 캐리어 시스템입니다. 무진메디는 질환에 특화된 가이드RNA와 나노 캐리어 시스템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윤태종 무진메디 대표는 “유전자 편집은 난치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라며 “5년 안에 이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내성 없는 대장암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편집해 암 대사질환 근본 치료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늘면 질환이 생긴다. 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이다. 이런 병에 걸린 환자가 복용하는 약은 대부분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 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여러 차례 투여하다 보면 더 이상 약이 듣지 않는 내성이 생긴다.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암 등의 질환을 극복하지 못한 이유다. 유전자 편집은 단백질이 아니라 유전자를 바꾼다. 세포 핵 안에 있는 1㎜ 정도의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고 이를 가위로 정밀하게 자르는 방식이다. 수술로 암 덩어리를 도려내는 것처럼 근본 원인을 고칠 수 있다.
탈모약도 개발 중
무진메디는 문제가 된 유전자를 찾고(가이드RNA) 해당 유전자까지 유전자 가위 등을 잘 운반하는(나노 캐리어 시스템) 기술을 갖고 있다. 관련 특허만 8개다. 아주대 약학과 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윤 대표는 나노 소재 개발 전문가다. 7년 전부터 유전자 편집 기술의 가능성에 눈뜨고 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나노운반체 개발 연구를 해왔다. 그는 2년 전인 2016년 6월 무진메디를 창업했다. 윤 대표는 “유전자 편집 타깃 위치를 찾아 나노물질화한 바이오 소재를 안정적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핵심기술”이라고 했다.
대표 파이프라인 중 하나는 대장암이다. 상피세포 성장 호르몬을 감지하는 수용체(EGFR)는 대개 2~3일에 한 번 분화한다. 하지만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분화 속도가 빨라져 대장암이 생긴다. 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초기 효과가 좋지만 환자 60% 정도가 내성을 호소한다. 윤 대표는 “나노리포솜 캡슐에 항체를 붙여 저항성 있는 대장암 세포를 찾아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다”며 “췌장암, 폐암 등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뇨 등 대사 질환과 탈모 등 호르몬 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간의 대사 기능이 망가진 2형 당뇨병 환자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다른 업체에서 개발한 기술로는 유전자 가위 등을 혈관에 주사하면 간에 가기 전 면역작용 때문에 깨져버렸다”며 “나노캡슐을 이용해 간에 도달하도록 개발했다”고 했다. 마이크로버블이라는 운반체와 초음파를 이용해 유전성 탈모를 유전자 편집 기술로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동물 모델에 시험했는데 90% 정도 효과가 있었고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무진메디는 오는 9월 코넥스에 상장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