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3배·PER 8배 추정
전문가들 "밸류에이션 낮아"
주가는 1년새 18% 하락 부진
상승 모멘텀 없고 배당 적어
[ 양병훈 기자 ] 유가증권시장 상장 도시가스업체 삼천리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극도의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반등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이 쌓이는 것을 감안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배당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회사 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천리는 800원(0.88%) 오른 9만2200원에 마감했다. 삼천리는 지난 3월 14일 10만1500원에 정점을 찍은 뒤 별다른 반등 없이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자산 등을 감안해 봤을 때 삼천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입을 모은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천리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3배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605억원으로 시가총액(3739억원)보다 49.9%나 많다. 올해 말까지는 639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자본활용 효율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지배주주 자기자본이 1조3201억원으로 불어났지만, 지난해 순이익은 266억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이익률(순이익/자기자본)은 2.6%에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배당금 증액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계속 거부해왔다. 4대 주주인 미국계 투자회사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지분율 7.08%)가 지난해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인 사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 연속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확대안이 주주제안으로 상정됐고, 배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회사 측에서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