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스위 中 증감위 전 위원장, 부패 혐의로 조사

입력 2019-05-20 17:39
수정 2019-05-20 18:06
중국 증시 규제 강화해 '저승사자'로 불려
장관급 인사 중 세 번째로 부패 조사


올 1월까지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류스위(劉士余) 중화전국공급마케팅협력총사(ACFSMC) 이사장(사진)이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 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 들어 중국에서 장관급 인사 가운데 부패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오른 것은 그가 세 번째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는 전날 성명을 통해 “류 전 위원장이 당 기율과 법을 위반한 혐의로 자진 신고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비위 혐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류 전 위원장은 인민은행 부행장과 농업은행 회장 등을 거쳐 2016년 2월 중국 증권당국 수장 자리인 증감위 위원장에 올랐다. 중국 정부는 당시 상하이증시가 반 토막 나자 금융감독 업무에 정통하다는 이유로 그를 소방수로 투입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증시 폭락의 원흉으로 투기세력을 지목하고 “개인투자자 피를 빨아먹는 ‘악어(투기세력)’를 근절시키겠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강화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저승사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중국 증시가 폭락한 여파로 한직으로 여겨지는 ACFSMC 이사장으로 옮겼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24.6% 폭락해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패 척결의 최전선에 있던 당사자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은 중국에 뿌리내린 부패가 얼마나 고질적인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