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대림동 여경' 논란에 생각 밝혀
"취객 제압은 나도 어렵다"
"여경무용론은 경찰 흐름 역행하는 말"
'대림동 여경' 영상 속 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대 교수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각을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의 전화연결에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 "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취객 한 분을 남자 경찰관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혼자서 제압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경찰 일선에서 일한지 오래됐지만 당시에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야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음에도 취객 한 명을 제대로 제압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술 드신 분들은 신체가 일반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합리적이지 않은 상태로 저항한다. 또 자칫 잘못하면 취객이 다칠 수 있다. 몇년 전에는 취객을 제압하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며 "그것만 두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라던지, 여성 경찰관 전체로 확대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에 김현정은 "매뉴얼에 제압 과정에서 주변 시민들에게 도움 요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느냐"고 물었고, 표 의원은 "위급할 때는 당연히 가능하다. 물론 경찰관이 그 일을 하라고 전문적으로 선발되고, 교육되고, 장비를 지급을 받은 역할이긴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안전 확보를 위한 요청을 할 수도 있고, 연락을 요청드릴 수도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 경찰이 해야할 일을 부탁하면 안 되겠지만 위급할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대림동 여경' 논란이 불거진 사건에 대해 "결국 상황은 교통경찰관이 합류하면서 경찰관들에 의해 상황이 정리되고 종합됐다. 다만 그 상황에서 여경이 남자 시민분을 부른 건 맞는 것 같다. 도와주면 훨씬 안전하게 상황이 제압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힘이 없고, 약해서 하는 모습은 아닌 거다"라고 전했다.
이번 논란으로 '여경 무용론'까지 등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말이다. 경찰 직무에 대해 오해가 많아서 생기는 부분"이라면서 "전체적으로 경찰 업무를 분석해보면 육체적,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가장 많은 나라나 지역이라도 30% 미만이다. 경찰 업무의 70% 이상은 소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우, 현장에 출동했을 때 남성-남성보다 남성-여성이 출동했을 때 경찰과 대상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로구 구로동에서 술에 취한 중년 남성 2명이 남녀 경찰 2명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한 중년 남성이 남경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은 남경과 여경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여경이 남성을 제압하지 못하고 무전 요청만 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해당 여경은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고요. 빨리"라고 외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구로 경찰서는 "여성 경찰관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 순간 건너편에 있던 교통 경찰관 2명이 왔고 최종적으로 여성 경찰관과 교통경찰관 1명이 합세해 함께 수갑을 채웠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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