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택시업계 퇴출 집회에도…'타다' 가입자 60만명 돌파 '승승장구'

입력 2019-05-20 07:57
지난해 10월 서비스 시작
7개월 만에 급격한 성장

택시업계 갈등에 관심 급증
2주 만에 가입자 10만명 늘어

분신 사고 발생하며 갈등 고조
정치 이슈로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
"이용자 이익·선택권 사라져선 안돼"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가입자가 60만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시작 7개월 만이다. 지난달 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한 이후 2주 만에 10만명이 늘었다. 택시업계의 '타다 퇴출 운동'이 오히려 가입자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타다 측은 택시업계 반발이 정치 이슈로 확산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타다는 지난해 10월 쏘카(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의 자회사인 VCNC가 출시한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부르면 11인승 이상 렌트카(카니발 차종)와 기사가 함께 제공된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사실상 택시영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타다를 합법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법적 해석 주관부서인 국토교통부 역시 마찬가지다.

타다는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가입자는 7만명을 넘었고 100일 만에 25만명이 가입했다. 지난달 초에는 40만명, 지난달 말 5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다 이달 중순 60만명으로 확대됐다.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용자 입장에서 설계된 다양한 '이용자 친화 서비스'가 인기의 비결이다. '바로 배차' 시스템이 대표적인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승차거부가 없다. 사용자와 기사가 자동으로 연결되니 기사들이 이용자의 목적지를 확인하고 골라 태우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짧은 거리를 이동해도 눈치 볼 필요가 없다. 기사들이 일한 시간만큼 고정 급여를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같은 이유로 기사들이 일부러 먼길을 돌아가거나 요금을 더 받는 일도 없다.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되니 번거롭지도 않다. 일반 택시보다 20% 비싼 가격에도 타다가 인기를 끄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타다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카풀서비스를 내쫓은(정확히는 카풀 허용시간을 출퇴근 시간으로 제한한) 택시업계가 타다 퇴출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택시업계 가운데서도 주로 개인택시 기사들이 타다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타다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위기에 빠진 택시산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타다 논란 이전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서비스를 문제 삼았다.

택시 기사들이 분신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했고 지난 3월 정부는 법인택시 노동자를 월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에서 개인택시는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했다. 타다 퇴출 운동에 개인택시가 적극 나서는 반면 법인택시가 소극적인 이유다.

구체적으로 카풀 논란 이후 택시 면허 값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때 9000만원에 육박했던 서울 개인택시 면허 값은 최근 7000만원 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승객까지 줄어들면서 개인택시 기사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지난 15일 70대 택시 기사가 타다에 반대해 분신하면서 갈등이 확산됐다.

타다 측은 이번 사안이 정치적 이슈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이 택시업계를 달래기 위해 나설 경우 가장 중요한 이용자의 이익과 선택권이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카풀서비스 합의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이 아닌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합의"라 꼬집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타다를 퇴출해도 택시업계 위기는 개선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자율 주행 시대가 오기 전에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모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는 "택시에 세금을 지원하고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한해도 택시산업의 하향세를 막을 수 없다"며 "소비자와 미래기술 관점에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외부에 있지 않다. 택시업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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