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구입 가능해졌지만
4월 차량 등록대수 되레 감소
업계 "연료비 싸지만 연비 낮아
규제완화도 늦어 실효성 뚝"
[ 도병욱 기자 ] 지난달 말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등록 대수가 3월 말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에 대한 LPG 차량 구매 허용 정책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1만7066대로 지난 3월 말(201만9341대)보다 2275대 줄었다. 규제 폐지(3월 26일) 직전인 2월 말(202만3585대)과 비교하면 6519대 감소했다. 일반 소비자도 LPG차를 살 수 있게 되면 LPG차 구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LPG 차량의 장점 못지않게 단점이 뚜렷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LPG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싼 연료비다. 지난 1분기(1~3월) 차량용 LPG 평균가격은 799.2원으로, 휘발유(1355.2원) 및 경유(1254.2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연비가 문제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를 기준으로 할 때 LPG 차의 공인연비는 L당 10.3㎞로, 휘발유차(L당 13.3㎞)에 크게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1년에 1만5000㎞가량을 운전한다고 가정하면, LPG 차량 운전자는 한 달에 연료비를 3만원 정도 아낄 수 있다”며 “LPG 차가 내연기관 차에 비해 힘이 많이 약한 걸 감안하면 더 경제적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 전국 LPG 충전소는 모두 1948곳으로 주유소(1만1540곳)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무엇보다 연료비를 아끼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확실한 대안이 나온 시점에서 굳이 LPG 차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LPG 구입 규제를 너무 늦게 풀었다”며 “실효성이 거의 없는 생색내기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정부 관계자는 “LPG 차량 등록대수는 지속적으로 줄었는데 규제 완화 이후 감소폭은 작아졌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