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한 판 붙자"…대형 SUV '왕좌의 게임' 시작됐다

입력 2019-05-17 18:02
팰리세이드 돌풍에 SUV시장 '지각변동'
하반기 국내외 완성차업체들 출격 예고


[ 박상용 기자 ]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올 하반기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대형 SUV 시장 출격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모하비(기아자동차), G4렉스턴(쌍용자동차), 익스플로러(포드)가 점령했던 국내 대형 SUV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각변동의 진앙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1만9957대 팔렸다. 지난해 G4렉스턴 판매량(1만6674대)을 웃도는 규모다. 성인 7~8명이 탑승해도 불편하지 않은 넉넉한 실내 공간에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3475만~4408만원이다.

대형 SUV 열기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GM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쉐보레 트래버스를 올 하반기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전장(길이)은 5189㎜로 현대차의 팰리세이드(4980㎜)보다 길고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3071㎜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미국 판매 가격(약 3600만원 선)과 큰 차이 없이 국내 가격이 책정된다면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준대형 SUV인 GLE의 완전변경 모델 ‘더 뉴 GLE’를 올해 국내 출시한다.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사양이 탑재돼 있어 프리미엄 SUV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E-액티브 보디 컨트롤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주행 모드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자유로운 토크 분배가 가능한 완전 가변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BMW그룹코리아는 올초 준대형 SUV X5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상반기에는 대형 SUV인 X7 출시를 계획 중이며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X7은 전장 5151㎜, 전폭(너비) 2000㎜, 전고(높이) 1805㎜, 휠베이스 3105㎜로 BMW 라인업 가운데 실내 공간이 가장 넓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8월 유럽 시장에 출시한 신형 Q8 출격을 준비 중이다. 4도어 럭셔리 쿠페의 우아함과 대형 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기아차, 포드 등은 경쟁 과열에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을, 포드코리아는 익스플로러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모하비는 3.0L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유일한 국산 대형 SUV다. 내구성이 높은 프레임보디(뼈대 위에 차체를 올리는 방식)를 채택해 험로 주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스플로러는 동급 최대 공간과 500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은 2027대로 수입 SUV 중 1위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