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이인실·윤창현 등
7명 자문위원으로 위촉
종합 경제단체로 발돋움 나서
[ 도병욱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경제·경영 관련 자문을 얻기 위한 내부 기구인 경영발전자문위원회를 17일 발족했다. 노사 부문에 특화된 단체가 아니라 다양한 경제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종합 경제단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설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경영발전자문위를 꾸릴 것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이날 자문위 첫 회의를 열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윤경제연구소 소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전 통계청장),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인하대 초빙교수) 등 10명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고, 이를 대체할 신성장동력 발굴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고비용·저생산 구조가 이어지면서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성 노조로 인한 대립적 노사관계는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정책들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어 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문위원들도 성장과 미래에 대한 담론이 없는 현 상황에 우려를 쏟아냈다. 한 자문위원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담론은 실종된 상태”라며 “과거의 이슈에만 치중한 채 미래 발전에 대한 논의가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자문위원은 “최근 화학물질관리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거나 시행되고 있다”며 “과도한 규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한국 기업의 발목을 붙잡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의욕도 없앤다”고 꼬집었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 투자는 크게 늘지 않는 데 비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고령화 문제와 과도한 재정지출 문제 등도 논의했다고 경총은 전했다. 경총은 분기에 한 번씩 경영발전자문위 회의를 열 계획이다. 여기서 제기된 의견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현안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