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 포커스] 철광석, 1분기 40% 급등 왜 ?

입력 2019-05-16 14:04
수정 2019-05-16 14:51
국제 철광석 가격, 5년래 최고치인 100달러 코 앞
연초 발생한 브라질 광산댐 붕괴로 공급 차질 원인
고수익 광산업계 '잔치', 비용상승 철강업계 '울상'
연말까지 공급차질 이어져 상승세 계속될 전망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철광석 현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t당 60달러대에서 횡보하던 것이 지난 4월 초 90달러를 돌파 후 100달러를 넘보는 단계까지 왔다. 이 경우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지난 1월 브라질 남부에서 발생한 광산댐 붕괴 사고가 철광석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브라질 최대 자원회사인 발레(Vale)가 소유하고 있던 이 댐이 붕괴하면서 발레의 올 1분기 철광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북부에서 발생했던 폭우도 철광석 출하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이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광산 업계는 축제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세계 4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호주 포테스크메탈그룹(FMG) 이사회가 13억달러(약 1조55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철광석 가격이 뛰면서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다른 업체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철강업계는 반대로 울상이다. 철강제품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갑작스럽게 급등하면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인상 압박으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시 전자부품, 철강제품, 화학제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철광석 가격 상승세는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FT는 “공급 부족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발레는 올해 철광석 공급량을 전년 대비 9000만t 가량 축소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연간 글로벌 철광석 물동량의 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