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 총장, 기자간담회 열어
"수사권조정안, 민주원칙 반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반대
문무일 검찰총장이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무일 총장은 16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
문무일 검찰총장은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조정 논의를 지켜보며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의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검경수사권이 조정안이 민주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며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더욱, 대폭 축소하겠다"고 피력했다.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은 물밑에서 치열한 여론전을 펼쳐왔다. 문무일 총장은 지난 7일에도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더불어 수사 개시, 종결이 구분돼야 국민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검찰이 불법 선거개입 혐의로 강신명·이철성 등 두 명의 전직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경찰이 지난 15일 부하 검사의 비위 사건을 묵인한 혐의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수사 착수를 알리며 갈등의 골이 전면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다음은 문무일 검찰총장 입장 전문
검찰총장 문무일입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조정 논의를 지켜보며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고, 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검찰은 수사의 착수·진행·결과를 통제하기 위해 전국 43곳의 특별수사 조직을 폐지하였고, 대검찰청에 인권부를 설치하였습니다. 검찰의 결정에 법률 외적인 고려를 배제하기 위해서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외부전문가들의 점검을 통해서 검찰의 내부 순환논리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통제를 받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형사사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습니다.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더욱, 대폭 축소하겠습니다.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마약수사, 식품의약 수사, 조세 범죄 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에 있고, 검찰 권능 중에서도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바꾸고 내려놓겠습니다.
검찰이 종결한 고소,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여 검찰의 수사종결에도 실효적인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습니다.
검찰은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검찰은 국민의 뜻에 따라 변화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리고자 하여서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