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생태계 구축한 유럽 VC, 美보다 성과 좋다"

입력 2019-05-15 17:29
브존 트레메리 유러피언인베스트 엔젤투자 대표

런던·파리 등 '기술 허브' 급부상
벤처 펀드에 글로벌 뭉칫돈 몰려


[ 김채연 기자 ] “유럽의 벤처캐피털은 혁신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벤처캐피털이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입니다.”

브존 트레메리 유러피언인베스트먼트펀드 ICT&비즈니스 엔젤투자 부문 대표(사진)는 15일 ‘ASK 2019 서밋’에 참석해 “상위 25%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한 ‘수익률 평가 라이더컵’에서 유럽은 2009년 이후 미국을 네 차례나 이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레메리 대표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성과가 더 좋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10년간만 보면 유럽이 더 좋다”며 “지난해 초대형 기업공개(IPO) 상위 8개 중 6개가 유럽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IPO 대어 중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웨덴의 스포티파이(공모규모 250억달러), 네덜란드의 결제 서비스 업체인 에이디언(80억달러), 영국의 온라인 쇼핑몰 파페치(62억달러) 등을 소개했다.

트레메리 대표는 “지금 유럽의 벤처 생태계는 열기가 뜨겁다”며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 등 곳곳의 ‘기술 허브’가 떠오르고 벤처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많은 젊은이가 기업을 창업하려고 한다”며 “성공한 롤모델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폭넓은 인재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성공적인 투자 회수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사이클도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유럽에서 유니콘 기업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해에만 유니콘 기업 18개가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유러피언인베스트먼트는 유럽에서 최대 규모의 벤처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지난해 전체 투자 규모 35억유로 중 16억유로를 벤처 펀드에 투자했다. 20여 년간의 투자 경력을 보유했으며, 지금까지 700개 이상 펀드를 구축해 180억유로를 투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