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 이겨내고 매출 300억대 기업으로 성장…세양침대 "이젠 동남아 시장 공략"

입력 2019-05-15 17:19
베트남과 2만달러 수출 계약

4.5억짜리 압축패킹 기계 설치
매트리스 말아 부피 대폭 줄여
"더 많은 제품 실어 나를 것"


[ 윤상연 기자 ]
경기 포천시에 있는 침대 전문 제조업체인 세양침대(대표 진정호)는 거래처로부터 납품대금을 떼이면서 닥친 두 차례의 부도 위기를 이겨내고 오는 6월 베트남에 침대를 처음 수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진정호 대표는 “위기를 겪으면서 기술 개발과 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지난달 현지 바이어와 여섯 차례에 걸친 수출 상담을 통해 호찌민에 있는 포수글로벌과 소액이지만 2만달러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첫 수출을 계기로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점차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4억5000만원을 투자해 매트리스를 말아 부피를 줄이는 압축패킹 기계를 설치했다. 이 기계는 세로 2m, 가로 1.1m의 매트리스를 가로×세로 33㎝ 크기로 줄여 포장할 수 있어 컨테이너에 더 많은 제품을 선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창업 초기부터 침대 프레임을 생산하던 이 회사는 2013년부터 매트리스 생산에 뛰어들어 매월 침대 프레임 1만 조와 매트리스 6000장을 생산한다. 롯데·현대홈쇼핑을 비롯해 보루네오와 동서가구 등 70여 개 거래처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베디스’와 ‘도르미릴렉스’ 침대다. 이 제품은 매트리스 원단과 원단 사이에 부자재를 넣어 압축한 멜란지 삼중직 시스템으로 만들어 고탄력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진 대표는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해 배송하고 본사 직원이 직접 설치 및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제품을 설치할 때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객이 수령을 거부할 수 있는 ‘현장수취 거절제’와 ‘매트리스 3년 품질보증제’ 시행 등 소비자 최우선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포천 본사와 서울 성수동 등 세 곳에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거래처로부터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진 대표는 “2008년과 2012년 주요 거래처의 법정관리로 납품 대금을 떼여 30억원의 손해를 봐 부도 위기를 맞기도 했다”며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기술 개발, 신규 거래처 확대로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986년 부친(진양동·80)이 창업했고, 진 대표는 2000년 건축설계회사를 그만두고 경영에 참여하면서 가업을 잇고 있다. 지난해 3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포천=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