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나경원 '달창' 발언, 의미를 모르고서는 쓸 수 없는 용어"

입력 2019-05-14 16:43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논란과 관련해 "의미를 모르고서는 쓸 수 없는 용어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집회참가자들도 태반이 몰랐을 것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정치인이 관심을 받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이 '막말'이다"라면서 "그런 유혹이 자주 있지만 자제하는 이유는 막말이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세상엔 고귀한 삶을 살려는 사람이 많은데 (나 대표가 막말을 한 것은) 욕구를 채울 내공이나 지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았다”면서 “기자가 대통령에게 좌파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느냐”고 발언했다.

이후 발언이 논란이 되자 3시간여 반에 사과문을 내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면서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달창’은 ‘달빛창X단’의 준말이다.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일부 극우 네티즌들이 속되게 지칭하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나 원내대표 보다 자신이 '달창'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고 쓴 게 팩트다"라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얼마든지 부르세요. 달창이라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달레반이나 문빠는 금방 이해가 됐는데 '달창'이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아 네이버에서 검색했더니 '닳거나 해진 밑창'이라고 나와서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이들이라고 이해했다"고 전했다.

전 전 의원은 "'달창'이 여성용 문빠라는 것도 전혀 몰랐으며 중성적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아마도 네이버에 '달빛 창X'라고 나왔었다면 혹은 그 설명이 있었다면 전 결코 '달창'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달창을 찾아보고 사전적 의미대로 해석한 것이 잘못인가.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네이버 잘못인가"라며 "사과니 사죄니 (하는 말이) 기가 막힌다. 마치 억지 거짓 자백을 얻어내려고 멀쩡한 사람을 고문했던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겹쳐진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달창' 논란에 대해 "장외투쟁이 희석될 수 있다"며 "잘 대처하라"고 충고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에서) 암덩어리, 바퀴벌레, 위장평화를 막말이라고 하면서 보수의 품위를 지키라고 한 일이 있었다"며 "장외투쟁 하면서 무심결에 내뱉은 '달창'이라는 그 말이 지금 보수의 품위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도 그 말(달창)을 인터넷에 찾아보고 그 뜻을 알았을 정도로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이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그 뜻도 모르고 그 말을 사용했다면 더욱 더 큰 문제 일 수 있고 그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