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기초부터 실전까지…’
프로선수가 1 대 1 ‘밀착 교육’
지난 8일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연 ‘드라이빙 아카데미’ 언론 공개행사에 참여했다. 서킷(경주장) 주행을 위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다.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선착순으로 40여 명만 뽑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른바 ‘광클’(빛처럼 빠른 속도로 클릭)해야만 성공한다고 입소문이 났다. 전문 교육뿐 아니라 인제 스피디움 라이선스까지 획득할 수 있어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특히 올해는 주요 과정이 대폭 확대됐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안전한 운전을 배우는 기초부터 1 대 1 카레이서 수준까지 4개 단계로 세분화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드라이빙 아카데미와 고성능 ‘N’, 트랙 데이도 마련됐다. 소비자가 고성능 차량을 직접 타보고 느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이날 참가한 현대차의 2단계 과정에서는 이론 교육과 실기, 서킷 주행 등을 했다.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유용해 보였다. 조별로 전문 강사가 전 과정을 밀착 교육한다. 이들은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등에서 활약한 프로 카레이서다.
먼저 몸을 풀기 위해 러버콘(고깔 모양의 교통안전시설물) 사이를 지그재그로 지나는 ‘슬라럼’과 장애물을 피해 정해진 구역에 정확하게 서는 ‘타깃 브레이킹’을 해봤다.
전문 강사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꺾고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는 정도와 시선 처리까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조금만 리듬이 흐트러져 페달을 밟는 순간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온종일 교육을 전담한 임동락 전문 강사는 “차량에 좌우로 가해지는 하중 이동을 느껴야 한다”며 “1단계에서 익힌 감각을 빨리 기억해내야 서킷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수시로 운전대를 잡는 법부터 시트 높이, 등받이 각도까지 들여다 봤다. 왼발은 지지대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머리 위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둬야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다.
몇 시간쯤 지나서야 서킷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직접 코너를 통과했다. 차량은 준중형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인 i30와 더 뉴 아반떼 등 두 종류였다.
전문 강사가 모는 차량을 뒤따라 내달렸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자 머릿속에 서킷이 그려졌다. 바깥쪽에서 코너로 최대한 붙은 뒤 다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운전 방법이 몸에 익었다. 미리 속도를 줄인 뒤 코너를 찍고 나올 땐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가속했다.
교육 도중 전문 강사가 ‘앞질러 가라’며 신호를 보냈다. 혼자서 서킷을 도는 움직임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는 뒤따라오면서 각 코너 끝 지점에 다다르면 무전기 너머로 “바깥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커다란 원이 된다는 생각으로 주행해 보세요”라고 조언했다.
인제 스피디움을 10바퀴가량 달리며 운전해보니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서킷 위에선 운전자가 모든 상황을 혼자 조율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보험 적용이 안 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014년 5월1일 개장한 인제 스피디움은 총 길이 3.908㎞, 19개 코너(좌측 8개·우측 11개)로 구성됐다. 노면 간 최대 42m가량 높이 차이가 있어 어려운 수준의 서킷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운전 경력을 보유한 사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달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인제=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