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캑터스PE와 함께
지분 90.52% 718억에 매입
[ 강영연 기자 ]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캑터스PE(프라이빗에쿼티)와 손잡고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한다.
라임자산운용과 캑터스PE 컨소시엄은 유진PE가 가지고 있던 한국자산평가 지분 90.52%를 71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선순위로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라임자산운용과 캑터스PE가 각각 중순위, 후순위 금융을 맡는다. 캑터스PE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정한설 대표가 지난해 7월 설립했다. 최근 KG그룹과 함께 동부제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자산평가는 한국 최초의 채권가격 평가기관이다. 2000년 설립된 뒤 19년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평가는 평가 결과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신뢰가 중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한국자산평가 인수전에는 한국기업평가, 한라 등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었다. 소은석 라임자산운용 기업투자본부장은 “한국자산평가는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발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한국자산평가는 채권과 함께 장외주식, 부동산, 대체투자자산, 처분제한 주식 등의 평가 업무도 하고 있다. 인수합병(M&A) 관련 기업가치 평가, 부실자산(NLP) 평가 등도 이 회사의 업무 가운데 하나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메자닌, 파생상품 등 정확한 가치 평가가 필요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산운용업계가 성장할 때 함께 커갈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회계 기준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원 대표는 “지난해 감사 시즌 때 비시장성 지분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감사를 제때 마무리하지 못한 기업이 많았다”며 “이 분야의 정확한 평가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투자영역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5본부 9개 팀이던 조직을 8본부 10개 팀으로 지난해 5월 개편하는 등 약 1년간 사업 확장에 대비해왔다. 부동산본부, 채권운용본부, 기업투자본부 등을 새로 꾸리고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 이외의 다양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콩에 있는 운용사 HQ캐피탈 출신인 소 본부장도 이때 영입됐다. 원 대표는 “지금까지 라임자산운용은 대체투자에만 강하다는 시장의 편견이 있었다”며 “비상장 기업 투자와 M&A 딜에 이르기까지 투자영역을 대폭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