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총성'
[ 강동균 기자 ] 중국의 미국 직접투자(FDI)가 급감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이나 머니’ 투자를 제한하고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관계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대(對)미 FDI는 50억달러(약 5조8800억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83% 줄었으며, 2011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이에 따라 2012년까지 10년간 대미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중국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작년 중국 투자자들이 130억달러 규모의 미국 자산을 매각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의 대미 투자는 ‘마이너스 80억달러’를 기록한 셈이다. 2015~2016년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선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과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미국에 보유한 호텔과 부동산 등을 대거 매물로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중국의 대미 투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2016년 46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2017년엔 29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전쟁이 벌어지면서 미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미국의 첨단기업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 규제를 크게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투자자들은 벤처캐피털을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본의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는 36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중국 자본의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미 규제 당국의 주목을 거의 받지 않아 자동차와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