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었지만 합성고무 값 작년 저점 밑돌아…타이어업체 수익성 회복 전망

입력 2019-05-09 16:08
수정 2019-05-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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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업종 분석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국내 타이어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넥센타이어를 ‘매수’ 추천한다. 연초 이후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산업 수요 감소로 합성고무 가격은 지난해 저점을 밑돌고 있다. 미국발 가격 상승으로 미국 타이어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국내 수출 단가는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가 하락과 판가 상승으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마진 폭(스프레드)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은 하향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원유 기준)는 연초 배럴당 45.4달러에서 62.25달러(7일)로 37.1% 상승했다. 석유화학 제품인 합성 고무 가격은 유가에 연동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지난해 저점 아래로 가격이 떨어졌다. 중국 합성 고무 현물(스팟) 가격은 연초 이후 20% 이상 하락하며 201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합성 고무 스팟 가격도 2017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성고무 가격 하락의 원인은 중국의 타이어 산업 생산 둔화 때문이다. 중국의 합성고무 수입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타이어 수출(금액 기준)도 지난해 12월 9.5% 줄어든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미국 타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와 CPI는 동반 상승 추세에 있다. 수출 관세 부과로 높아진 원가 부담이 그 원인이다. 굿이어 등 북미 지역 타이어 업체들의 원가 상승 전망과 일치한다. 미국 타이어 CPI도 지난해 10월 주요 메이커들의 북미 시장 타이어 판가 인상에 따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저가 타이어 유입을 막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타이어 수출 단가 및 물량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2월 누적 한국의 타이어 수출 금액과 중량은 각각 6.2%, 8.6% 증가했다. 2월 수출 단가는 t당 4517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500달러를 웃돌았다. 국내 타이어 생산 본수는 2월 누적으로 전년비 1.0% 감소했지만 판매는 9.7% 증가했다. 신차용(OE) 타이어쪽이 7.7% 감소한 반면 교체용(RE) 타이어는 5.9%, 수출은 12.4% 증가했다. 국내 타이어의 전체 생산은 유지가 되고 있으며 RE 시장과 수출에서 강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타이어 업체들은 외형 중심의 성장 전략을 주로 펼쳐왔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저가 타이어 공급으로 인한 판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 타이어 시장에 대한 접근도가 낮아 중국 시장 성장의 수혜는 제한적인 반면 중국 업체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다.

중국의 타이어 생산 감축은 원가의 하향 안정화와 글로벌 저가 타이어 공급의 축소로 이어져 국내 타이어 업체의 마진이 개선될 전망이다. 가격대를 기준으로 글로벌 타이어 업체를 구분하면 브릿지스톤(일본), 미쉐린(프랑스), 굿이어(미국) 등 상위 3사를 선두그룹으로 볼 수 있으며 컨티넨탈(독일), 스미토모(일본), 던롭(영국),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 요코하마(일본), 도요(일본) 등 고마진의 중고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을 세컨티어 그룹으로 볼 수 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타이어 브랜드들은 3등 그룹으로 분류되며 국산 타이어는 전반적으로 이 그룹 내에서 중국, 대만 업체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중국 타이어 브랜드의 물량 공세는 가성비 중심의 국산 타이어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이었기 때문에 경쟁 관점에서도 중국 타이어의 생산 감소는 국산 타이어 브랜드의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ee.

jae-il@eugen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