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한지성 사고 블랙박스 공개 … 제보자 다급한 말 "차 뒤 사람 있었는데…"

입력 2019-05-09 13:19
수정 2019-05-09 13:54
인천공항고속도로 사고 의문 투성이
고속도로 사망 여배우 한지성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 세워
남편 "이유 모르겠다"
고속도로 목격자 "차 뒤에서 구토하고 있어"




여배우 한지성(28)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블랙박스 제보자 A씨는 8일 밤 11시 11분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에펨코리아에 "방금 인천고속도로 여배우 사망사건 블랙박스 언론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SBS와 YTN 두 곳에 제보했다"면서 "9일 뉴스에 나올 수도 있을텐데 수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는 영상을 올려달라는 네티즌들의 요청에 "동영상은 유족이 공개를 원하지 않을 수 있어 올리지 않겠다"면서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2차선에 정차해 있는 한씨의 벤츠 차량과 차량 뒤에 몸을 반 숙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영상은 YTN에서 먼저 보도됐다.

A씨와 동승자는 사고 직전 1차선을 지나다 멈춰서 있는 차량을 발견하고 의아해 한다.

"사람이 담벼락(가드레일)을 넘었다. 구토하고 있다"고 급박한 상황을 전한 지 약 10초 뒤 후방 카메라에는 한 차량이 3차선에 멈춰서고 뒤 이어 오던 차량 한대가 3차선 차량을 피하려다 2차선 벤츠를 들이받는 모습도 담긴다.

이때 A씨와 동승자는 "받았다"면서 "차 뒤에 사람 있었는데"라고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A씨는 이 영상을 경찰 측에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앞서 한씨 남편이 "용변이 급해 뛰어갔고 일을 마치고 와보니 이미 사고가 난 뒤였다"는 말의 신빙성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블랙박스에는 남편이 가드레일 쪽으로 뛰어나는 상황에 이미 한씨가 차에서 내려 있는 모습과 뒤이어 구토를 하는 듯 몸을 숙이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가드레일을 넘어가자마자 약 10초후 추돌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고 정황을 모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당시 한씨 남편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는데, 한씨 남편 역시 "지인들과 영종도에서 술을 마셨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한씨도 술자리에 동석은 했지만 술을 마셨는지는 보지 못해 모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김포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사인은 다발성 손상으로 확인됐다. 그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온몸에서 다발성 손상이 보인다고 경찰에 1차 구두소견을 전달했다.

남편이 "아내가 왜 갓길이 아닌 도로 한 가운데에 차를 세웠는지도 모르고 아내가 왜 내렸는지도 모른다"고 말한 점도 의문 투성이다.

한씨 차량 내 블랙박스에는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정확한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한지성은 지난 2010년 그룹 비돌스로 데뷔했다. 이후 2011년까지 앨범을 내고 활동한 후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SBS 드라마 '해피시스터즈', '끝에서 두번째 사랑' 등에 출연했다. 또한 영화 '로봇, 소리' '달밤체조 2015'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원펀치'에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