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츠펀드에 돈 몰린다

입력 2019-05-08 17:42
오피스 수요 급증…배당수익 年 4% 기대
국내 판매 펀드 3곳에 올들어 388억 유입


[ 강영연 기자 ] 일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본 경기 회복으로 기업의 오피스 수요가 늘면서 부동산 개발·임대업을 하는 리츠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일본 리츠 펀드에는 올 들어 388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글로벌리츠재간접(266억원), 아태리츠재간접(88억원) 등 다른 지역 펀드와 비교해도 많은 돈이 투자됐다. 수익률은 7.12%로 글로벌리츠재간접(13.63%), 아태리츠재간접(11.51%) 등보다 낮지만 일본 부동산 전망이 밝아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리츠 펀드는 도쿄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한다. 대도시 사무용 빌딩이나 상업시설, 유명 관광지 호텔, 주택 등 일본 내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는 리츠를 주로 담는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 또는 개발하고 임대·관리하며 수익을 배분한다.


장기 침체를 겪어온 일본 부동산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기업의 사무실 수요가 늘고 있다. 도쿄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지난 3월 1.78%에 불과했다. 이사, 공사 등으로 발생하는 자연공실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100% 입실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츠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상승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3.3㎡당 2만1000엔으로 63개월 연속 오름세다.

일본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금리는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 조달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리츠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강점은 배당수익이다. 리츠는 임대료나 매각차익 등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일본 리츠 시장 전체의 평균 배당증가율은 2016년 8.6%에 이어 2017년 6.4%, 2018년 6.5% 등으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리츠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연 4%에 달한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높은 배당수익률이 강점인 일본 리츠 펀드는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과 더불어 올해 럭비월드컵,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 효과로 관광객도 늘고 있어 호텔, 리조트 등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