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7일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재부각됐으나 현재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크게 불안해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남대문로 본관에서 이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총재는 회의에서 "크게 불안해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으나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안정화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한은 주요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합의를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던 미·중 무역협상 상황이 돌변하면서 6일 중국 상하이증시는 5.58%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도 연휴가 끝난 이날 오전 1% 넘게 하락하고 있다. 앞서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이 10%에서 25%로 오를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예고했다.
한은은 전날 국제금융시장에 대해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주가가 개장 초반 상당폭 하락했으나 중국 대표단의 미국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등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 폭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이어 "원화 역외환율의 변동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외화차입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안정세를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